[생생 인터뷰] 이대호의 책임감 "표정 어두워지니 이겨"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22 05: 58

주인공이 되어 마땅한 생일. 그럼에도 이대호(35)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캡틴'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이대호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0-0으로 맞선 3회, 상대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를 상대로 좌월 장외 3점포를 때려냈다. 롯데는 이대호의 기선제압 3점포를 앞세워 kt를 10-4로 꺾고 6연패 뒤 2연승을 내달렸다.
이대호의 마지막 홈런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 이대호는 당시 장원삼을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낸 바 있다. 그리고 이날 피어밴드 상대로 빼앗아낸 홈런은 18경기, 71타석만의 대포였다

최근 이대호는 지독한 장타 가뭄을 겪었다. 홈런은 고사하고 2루타도 나오지 않는 날들이 계속 됐다. 그 사이 롯데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롯데는 이대호가 장타를 때려내지 못한 6월 16경기서 4승12패로 추락을 맛봤다.
이대호는 전날(20일) 경기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대호는 수원 kt전서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측 담장 직격 2루타를 때려냈다. 6월 들어 나온 첫 장타였다. 그리고 이날 홈런으로 장타 가뭄을 해갈했다..
경기 후 만난 이대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경기 내내 특유의 미소를 보이지 않았던 이대호였다. 팀이 2연승을 달리게 됐지만 이대호의 표정은 여전했다. 이대호는 굳은 표정으로 "최근 연패가 나 때문인 것 같아 미안했다. 전날(20일) 승리를 계기로 반등의 기회를 만든 것 같다. 내일도 잘해서 연승 이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컨셉을 바꿨다. 그동안은 화나도 후배들 보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원체 안되다보니 진지한 표정을 지어봤다"라며 "그런데 이겼다. 언제까지 갈지는 몰라도, 이기면서 웃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6연패는 '캡틴' 이대호에게 부담스러웠다. 이대호는 "내가 안 좋을 때 팀이 이기면 부담이 덜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후배들이 잘 쳐준 덕에 내가 묻어가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대호는 이러한 책임감이 부담으로 변할 것이라는 걸 롯데와 계약 직후부터 느꼈다고 한다. 이대호는 "내 야구와 팀 성적 두 개를 계속 생각 중이다"라며 "만일 2연승이 아니었다면 머리를 아예 밀려고 했다. 이제 두 경기 이겼다. 힘들지만 완전히 놓을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믿어달라"라고 전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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