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이대호, 생일상 앞에서 간만에 타점 포식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21 21: 34

흔히 중심타선 앞의 출루를 일컬어 '밥상을 차린다'라고 한다. 서른여섯 번째 생일을 맞은 이대호(35) 앞에 생일상이 차려졌고, 이대호는 타점을 잔뜩 먹었다.
이대호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0-0으로 맞선 3회, 상대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를 상대로 좌월 장외 3점포를 때려냈다. 롯데는 이대호의 기선제압 3점포를 앞세워 kt를 10-4로 꺾고 6연패 뒤 2연승을 내달렸다.
6월 21일. 이날은 이대호의 생일이었다. 롯데는 '간판타자'의 생일을 맞아 공식 SNS에 축하 글을 게재한 뒤 축하 이벤트를 진행했다. 팀 내 최고의 '스타'에 대한 예우였다.

그러자 이대호도 멋지게 화답했다. 이대호는 3회 1사 1·2루서 피어밴드 상대로 kt위즈파크 왼쪽을 완전히 넘기는 장외 3점포를 쏘아올렸다. 생일 자축포였다. 볼카운트 1B-1S에서 피어밴드의 속구(141km)가 가운데 코스로 날아오자 이를 부드럽게 걷어올렸다. 이대호의 컨디션이 좋을 때 나오는 스윙 그대로였다.
이대호의 마지막 홈런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 이대호는 당시 장원삼을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낸 바 있다. 그리고 이날 피어밴드 상대로 빼앗아낸 홈런은 18경기, 71타석만의 대포였다.
최근 이대호는 지독한 장타 가뭄을 겪었다. 홈런은 고사하고 2루타도 나오지 않는 날들이 계속 됐다. 그 사이 롯데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롯데는 이대호가 장타를 때려내지 못한 6월 16경기서 4승12패로 추락을 맛봤다.
이대호는 전날(20일) 경기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대호는 수원 kt전서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측 담장 직격 2루타를 때려냈다. 6월 들어 나온 첫 장타였다. 그리고 이날 홈런으로 장타 가뭄을 해갈했다.
이 홈런은 생일 자축포 외에도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득점권에서 타율 3할5푼4리(79타수 28안타)로 제 역할을 다했다. 다만 장타 기근에 시달렸다. 이대호가 올 시즌 득점권에서 때린 28안타 중 장타는 단 두 개에 불과했다. 2루타 1개와 홈런 1개. 이대호에게 기대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때문에 홈런으로 얻어낸 타점이 저조한 것도 당연했다. 이대호가 이날 경기 전까지 때려낸 11홈런 중 주자 있을 때 때려낸 건 2개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투런포가 전부였으며, 득점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1홈런에 불과했다. 나머지 9개 모두 솔로홈런이니 홈런으로 만든 타점은 11개에 그쳤다. 이대호는 올 시즌 41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공동 19위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이대호였다. 주인공이 되어야 마땅한 날에 결정적인 3점포를 때려내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대호의 올 시즌 세 번째 3타점 경기였다.
이대호의 잠자던 장타 본능이 깨어나는 걸까. 만일 그렇다면, 롯데의 여름 대반격도 마냥 비현실은 아니게 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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