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김희원 "칸영화제, 깨달음 얻어…새로 마음 다지는 계기" [인터뷰]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26 06: 50

세계 최고 영화 축제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만 설 수 있는 영광의 자리, 배우 인생 처음으로 칸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 김희원은 7분이 1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눈물이 쏟아질까봐 자리에서도 일어나지 못했던 순간, 전 세계에서 모인 영화인들은 김희원과 '불한당'에 7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립박수로 찬사를 보냈다. 
김희원은 25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인터뷰에 참석해 "칸영화제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배우 인생 처음으로 세계 최고 영화제인 칸영화제에 초청된 설렘과 감격을 전했다. 
김희원은 '불한당'에서 현수를 의심하고 그의 뒤를 쫓는 오세안무역의 왼팔 병갑 역을 맡았다. 악역이지만 어딘가 정이 가는 캐릭터를 연기한 김희원은 '불한당'의 신스틸러로 칸영화제를 찾은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희원에게 생애 첫 칸영화제 초청이라는 영광을 안겨다준 작품이지만, 어쩌면 '불한당'은 김희원과 인연이 닿지 못할 뻔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김희원은 "처음에는 이 영화를 안 한다고 했다. 악역이 너무 겹치는 것 같았다"며 "기존의 악역보다는 새로운 악역으로 고치자고 해서 의견을 내서 감독님과 많이 수정했다"고 자신의 캐릭터 변화를 설명했다. 병갑 역에 대해 특히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캐릭터 설정을 많이 주입했다는 김희원은 "친구한테 늘 의지한다는 부분을 많이 살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런 부분을 많이 넣었다. 요즘 사람들이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 주길 바라고,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조금은 외로움을 타지 않느냐"며 "저도 살면서 행복한 게 좀 있나, 이런 생각도 들고, 누군가는 나를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캐릭터가 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병갑은 친구가 늘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나쁜 짓까지 서슴지 않는 캐릭터다. 오프닝 역시 병갑의 본성은 사실 그런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의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일부러 더 센척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사실 싸움 못하는 애들이 더 떠들고 그러지 않나. 그런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불한당' 공식 상영회에서 환호와 웃음이 터진 대부분의 장면은 병갑 역의 김희원이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김희원은 "'불한당'은 한국 정서의 코미디가 있는데 외국 분들이 많이 웃어주셔서 정말 색달랐다. 다음에는 자막 없이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디테일하게 연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언어를 의지하지 않고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칸영화제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칸이 정말 많은 공부가 됐다. 새로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17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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