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이준익X이제훈, 일본 집중겨냥한 파격의 독립투사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5.25 12: 17

관객들의 가슴을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실존 인물 영화가 온다.
2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박열'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이제훈, 최희선과 이준익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박열'은 이준익 감독의 열두번 째 장편영화로 이준익 감독은 '사도' '동주'에 이어 또 한 번 실존 인물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는 윤동주 시인을 누구나 안다. 하지만 박열은 많은 분들이 모른다. 저도 몰랐었다. 예전에 제가 97년에 아나키스트라는 영화를 준비할 때 많은 자료책 안에서 이름 없는 독립 운동가를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박열이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 후 20년 만에 박열에 대한 영화를 만들게 돼서 저 스스로도 기특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20년 전에 ‘아나키스트’를 찍을 때는 뭔가 식민지 시대에 대한 트라우마를 70년 동안 아직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아픔이 있다. 아나키스트는 상해가 배경이다. 하지만 식민지 주체는 동경이다. 동경 핵심에서 몸을 던졌던 독립투사가 있다”며 “거기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아가는 22살 청년의 기개와 용기, 시선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영화는 제가 잘 못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대 그 상황을 돌파했었던 그 사람들을 잊고 살 수 없다고 생각해 만들게 됐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또한 “일본은 피해자 코스프레만 90년 째 하고 있다. 역사 의식을 가르치려는 꼰대 발언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역사를 실제로 느껴야한다”며 “사실 이 영화를 제대로 만들려면 100억도 모자르다. 영화 배경 전체가 일본인데 한국 올로케다. 국뽕영화를 한다고 하면 버라이어티하고 스펙타클한 볼거리가 있어야하는데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실존인물을 대하는 자세가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충실하게 가야지 영화적인 오락성을 잘못 덧붙였다가는 실존인물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비는 많이 쓰면 안된다고 생각해 적절한 비용으로 찍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제훈은 일본 제국의 한복판에서 항일 운동을 펼친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로 분했다. 그는 청년 박열의 뜨거웠던 내면까지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격적인 외모 변신은 물론이고 혹독한 고문장면도 직잡 소화하고 자발적 금식까지 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쏟았다.
이제훈은 “사실 박열이 제게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는 이준익 감독님이셨다. 감독님 덕분에 저를 내던지고 영화에 뛰어들 수 있었다 정신적인 지주가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감독님 덕분에 이 인물을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었다”고 감독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최희서는 “저는 분장실 들어가자마자 이제훈 씨를 못 알아봤다. 그 때부터 박열의 모습이 잘 녹아 있었고 첫 촬영에서도 박열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 같은 것 때문에 제가 적극적으로 했어야했는데 기에 눌려서 제가 원하는 만큼 강력함을 내지 못했을 정도다. 이제훈에게도 저는 ‘파수꾼’을 보고 팬이 됐는데 지금은 ‘박열’의 이제훈이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박열의 신념 동지이자 연인인 일본여성 기네코 후미코 역에는 ‘동주’에서 윤동주의 시를 사랑한 일본인 쿠미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신예 최희서가 맡았다.
이준익 감독은 쿠미코 캐릭터에 대해 “요즘 페미니즘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서양 여자들의 근대성과 현대성은 강조하고 배우는데 동양 여자 중에서도 그런 근대 여성들이 굉장히 많았을 텐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우리들이 인색했다. 후미코가 23살에 자살하는데 자서전과 수많은 기록들을 보면 엄청난 페미니스트다”라고 설명하며 후미코에 대해서도 새롭게 재조명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6월 28일 개봉한다. /mk324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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