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듬직한 '막내 스트라이커' 조영욱(18, 고려대)이 2경기 무득점에도 빛나는 조연이 됐다.
한국은 2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서 전반 이승우의 원더골과 백승호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입어 후반 1골을 만회한 아르헨티나를 2-1로 물리쳤다. 한국은 기니전 완승에 이어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승점 6을 기록, 남은 잉글랜드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기니전서 포백을 썼던 신태용 감독은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변형 스리백 카드를 내세웠다. 이상민과 정태욱이 중심을 잡고 김승우가 포어 리베로로 출격했다. 윤종규와 이유현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이상헌과 이진현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스리톱은 조영욱 백승호 이승우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송범근이 꼈다.
한국은 기니전서 3-0 완승을 거두며 산뜻한 스타트를 신고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우루과이와 평가전서 재미를 봤던 변형 스리백을 재가동했다. 공격시 4-3-3 형태를 유지했지만 수세시 김승우가 센터백으로 내려가 파이브백을 형성했다.
16강행의 주연은 누가 뭐래도 '코리언 메시' 이승우였다. 전반 18분 하프라인 부근 골문 40m 지점서 질주 후 감각적인 왼발 칩슛으로 아르헨티나 골망을 흔들었다.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 하는 원더골이었다.
조연을 더없이 빛나게 한 조연은 한국의 유일한 1999년생 조영욱이었다. 이승우의 선제골을 도운 건 다름 아닌 조영욱이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수비수 등을 지고 이승우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네 선제골에 기여했다.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39분엔 결승골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 후방에서 김승우의 침투 패스가 넘어오자 박스 안으로 전력 질주한 조영욱은 아르헨티나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오자 한발 앞서 머리로 공을 건드렸다.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한국은 백승호가 키커로 나서 추가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조영욱의 부상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한 리드였다. 앞에는 상대 골키퍼가, 뒤에는 수비수가 쫓아오고 있었지만 조영욱은 개의치 않고 '앞으로'를 외쳤다. 공중에서 골키퍼와 크게 충돌해 언뜻 보기에도 심각한 부상이 우려됐지만 조영욱은 묵묵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조영욱은 지난 20일 기니전서도 한국의 완승에 적잖이 일조했다. 전방에서 듬직하게 볼을 지켜내고, 연계하며 한국의 공격 작업을 순탄하게 했다. 비록 비디오 판독으로 골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번뜩이는 침투와 군더더기 없는 결정력으로 이승우와 멋진 골을 합작하기도 했다.
2경기 모두 군계일학은 아니었다. 그러나 조영욱은 분명 주연만큼 빛난 조연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