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시 이승우(19, 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가 하프라인 질주 뒤 감각적인 칩슛으로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키며 축구 전설 리오넬 메시(30, 바르셀로나)를 떠올리게 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서 전반 이승우의 원더골과 백승호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입어 후반 1골을 만회한 아르헨티나를 2-1로 물리쳤다. 한국은 기니전 완승에 이어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승점 6을 기록, 남은 잉글랜드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기니전서 포백을 썼던 신태용 감독은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변형 스리백 카드를 내세웠다. 이상민과 정태욱이 중심을 잡고 김승우가 포어 리베로로 출격했다. 윤종규와 이유현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이상헌과 이진현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스리톱은 조영욱 백승호 이승우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송범근이 꼈다.
한국은 기니전서 3-0 완승을 거두며 산뜻한 스타트를 신고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우루과이와 평가전서 재미를 봤던 변형 스리백을 재가동했다. 공격시 4-3-3 형태를 유지했지만 수세시 김승우가 센터백으로 내려가 파이브백을 형성했다.
한국은 전반 18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주인공은 코리언 메시 이승우였다. 하프라인서 조금 모자란 위치(약 40m)서 조영욱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이승우는 간결한 볼터치로 아르헨티나 수비수를 따돌렸다. 마무리는 더욱 훌륭했다. 그대로 단독 질주해 골키퍼 키를 넘기는 왼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이 뒤늦게 따라잡으려 했지만 이승우의 스피드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월등한 스피드와 기술, 환상적인 마무리까지 메시를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던 골이었다. 이승우의 소속팀인 바르셀로나 1군서 활약하는 메시의 주특기는 압도적인 스피드와 기술을 앞세워 수비수들을 허수아비로 만든 뒤 감각적인 골을 터트리는 것이다.
이승우가 그런 메시로 완벽히 빙의했다. 한국과 바르셀로나의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는 이승우는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메시를 연상케 하는 골을 만들었다. 오롯이 개인의 능력으로 기록한 골이었기에 의미는 더 컸다.
이승우는 지난 20일 기니와 조별리그 1차전서도 선제 결승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으로 완승의 주역이 된 바 있다. 특히 수비수 4명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드리블 돌파에 이은 골로 기니의 기세를 단숨에 꺾은 바 있다.
한국 축구에서 좀체 볼 수 없던 진짜 '코리언 메시'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이승우'다./dolyng@osen.co.kr
[사진] 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