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영, 5년만에 ‘매치퀸’ 복위...박인비 KLPGA 6번째 준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5.21 16: 33

김자영(26, AB&I)이 5년만에 ‘매치퀸’의 자리에 복위했다. 더불어 2012년 이후 4년 동안 맛보지 못했던 우승컵과의 짜릿한 키스감도 다시 맛봤다. 
김자영은 21일 오후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 6277야드)에서 열린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유일의 매치 플레이, ‘2017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7,500만 원) 결승전에서 ‘세계 골프 여제’ 박인비(29, KB금융그룹)의 큰 산을 넘어 5년만에 우승컵을 되찾았다.  
그러나 박인비는 KLPGA 투어 17번째 도전에서도 우승에 실패해 ‘국내 첫 우승’의 한을 푸는데 실패했다. 대신 KLPGA 투어 6번째 준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KLPGA 투어 17경기만에 첫 승을 노리는 박인비와 2012년 이후 5년만의 같은 대회 우승을 탐하는 김자영의 결승전은 한 치 기울어짐 없이 팽팽한 긴장 속에 치러졌다. 
전반 9홀을 마쳤을 때 김자영이 1홀을 앞서가기는 했지만 결코 승세를 잡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업과 다운을 반복하는 리듬 가운데 9홀에서 김자영이 ‘업’을 차지할 순서가 왔을 뿐이었다. 
첫 펀치는 2번홀에서 김자영이 날렸다. 김자영은 프린지에서 퍼터를 들고 홀컵을 공략했는데, 그 공이 그대로 컵에 떨어졌다.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김자영은 그러나 4번홀에서 짧은 거리의 파퍼팅을 놓치면서 홀을 잃고 말았다. 
김자영은 파3 7번홀에서 또 한 번 펀치를 날렸다. 이번에도 6~7미터는 족히 되는 중장거리 퍼팅이 홀컵에 떨어졌다. 그러자 박인비는 파4 8번홀에서 세컨샷을 핀 1미터 부근에 갖다붙이면서 김자영의 공격을 막아냈다. 박인비는 빈틈없이 그 공을 버디로 연결시키면서 도망가려는 김자영을 붙들었다. 승부는 다시 원점. 
그런데 파4 9번홀에서 이전 홀과는 다른 낌새가 감지 됐다. 앞선 공방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박인비의 보기가 등장한 것. 박인비의 세컨드 샷이 그린을 넘어 러프에 떨어졌고, 어프로치 한 공도 핀 보다 한참 먼 거리에서 멈춰 파세이브에 실패했다. 그 사이 김자영은 1.5미터 거리의 파퍼팅에 성공해 홀을 가져갔다. 
공격을 주고 받는 흐름에서 보면 10번홀에서도 김자영의 공격이 나올 차례였다. 김자영은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던 리듬을 잃지 않았다. 파4 10번홀에서 찾아온 4미터 짜리 버디 기회를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 
파5 12번홀에서는 이날 경기를 압축한 듯한 하이라이트 장면이 나왔다. 박인비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박인비는 선택의 여지 없이 아이언을 들고 레이업을 했다. 
시종 박인비에 비해 드라이버 거리가 10~15미터는 더 나왔던 김자영은 우드로 두번 째 샷을 날렸다. 그린에 오른 공은 적당한 거리를 구르더니 핀 하이 우측 1미터 거리에 멈춰 섰다. 이글 기회. 
이에 맞서는 박인비의 세번 째 아이언샷이 바람을 가르며 돌았다. 포물선을 그린 공은 그린을 한번 튀긴 뒤 구르다 핀을 살짝 맞고 홀컵 한뼘거리에 멈췄다. 샷이글이 될 뻔한 상황. 
거리는 1미터 안쪽이었지만 김자영이 심리적 압박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김자영의 멘탈도 강건해져 있었다. 침착하게 퍼터를 밀어 이글을 만들어 냈다. 공격과 수비를 반복하는 패턴에서 공격에서 또 공격으로 이어지는 패턴으로 바뀌면서 김자영은 3홀을 앞서나갔다. 
박인비는 14번홀에서 천금 같은 추격 기회가 찾아 왔지마 퍼팅 난조로 놓쳐 버렸다. 파4 14번홀에서 1.5미터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팅을 시도했으나 공은 홀컵을 살짝 비켜나갔다. 결국 김자영은 2홀을 남기고 3홀을 앞서 3&2로 승리했다. 
김해림(28, 롯데)과 이승현(26, NH투자증권)이 맞붙은 3-4위전에서는 김해림이 앞서가고 이승현이 추격하는 패턴을 반복하다가 14번홀 이후 내리 세 홀을 이긴 김해림이 3위를 차지했다. 김해림의 3&2 승. /100c@osen.co.kr
[사진] 김자영이 5년만에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컵 탈환을 노리며 티샷을 하고 있다.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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