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비중 48.5%' NC, 불펜 과부하 어쩌나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20 06: 08

NC 마운드가 숨겨왔던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NC는 19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을 1-11로 패했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선발투수 최금강이 1⅓이닝 4피안타 2사사구 6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며 분위기가 급격히 기울었다.
NC 마운드는 18일 두산과 경기서도 선발투수를 일찌감치 끌어내렸다. 당시 선발투수 이민호는 1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6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두 경기서 모두 승을 거둔 NC는 이후 강장산-윤수호-강윤구에게 나머지 이닝을 맡기며 부담을 한결 덜었다.

두 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버티지 못한 날이었다. 최금강만을 탓할 경기는 아니었다. 이어 장현식(2이닝 2실점)-강윤구(4⅔이닝 3실점)-임정호(1이닝 무실점)가 차례로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초반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 경기인 데다 선발투수가 2회를 채우지 못했음에도 불펜을 세 명으로 막아냈다는 건 칭찬할 일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이날 경기 2사사구를 내준 최금강을 시작으로 두 번째 투수 장현식은 무려 일곱 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14명의 타자를 상대했는데 7명에게 사사구. 그야말로 절반의 타자에게 안타 없이 출루를 허용한 것이다.
NC 투수진에는 지금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바로 '에이스' 제프 맨쉽(33)의 낙마다. 맨쉽은 개막 첫 등판부터 내리 7연승을 달렸다. 2014시즌 트래비스 밴와트(당시 SK)가 보유 중이던 데뷔 후 최다 연승 기록을 다시 쓴 맨쉽이었다. 하지만 탈이 났다. 불펜 투수로 선수 경력 대부분을 보낸 맨쉽에게 긴 이닝 소화는 문제였다. 그 맨쉽이 팔꿈치 근육 손상을 입은 것. 최소 6주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완벽한 복귀까지는 두 달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NC는 에릭 해커와 맨쉽, 최금강을 제외하면 선발진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상태였다. 구창모와 이재학, 장현식 등이 4~5선발 역할을 꿰찼지만 모두 기대 이하. 맨쉽마저 낙마하며 선발진의 '상수'는 해커와 최금강 뿐이었다.
그 최금강마저 무너졌다. 자칫 해커 이후 나머지 네 경기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발진에 비해 필승조의 면면은 화려하다. 원종현(20경기 1승 11홀드 평균자책점 2.16), 김진성(18경기 3승1패 8홀드 평균자책점 1.73), 임창민(18경기 1승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35)은 어디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 위엄이다. 하지만 그 사이를 이어줄 선수가 없다. 선발투수가 대량실점한 2회나 3회부터 이들을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올 시즌 NC는 불펜진에게 177⅔이닝을 맡겼다. 전체 366이닝 중 48.5%에 달하는 이닝이다. 사실상 절반 가까이의 이닝을 불펜이 막고 있는 것. 2위 삼성(155이닝)과도 22이닝 차이다.
시즌 초, NC는 선발진이 해주지 못하는 걸 불펜진이 똑 소리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불펜에게 계속 부담을 가중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기 쉽지 않다.
맨쉽의 부상으로 NC에 첫 악재가 찾아왔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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