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적지서 전북 두 번 울린 부천, 안방서 상주에 완패한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5.17 21: 20

부천FC1995가 상주 상무에 무기력하게 패하며 FA컵 신화를 마감했다.
부천은 17일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상주와 홈 경기서 전반 조영철 선제골, 후반 박수창에게 페널티킥 쐐기골을 내주며 0-2로 졌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팀인 상주는 4-2-3-1을 가동했다. 홍철 등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 주전급 자원들이 대거 선발 출격했다. 최전방 주민규를 필두로 조영철 유준수 윤동민이 2선에서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김성준과 신진호가 구축했고, 포백라인은 김성주 임채민 윤준성 김태환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제종현이 꼈다.

오히려 챌린지(2부리그) 소속의 부천이 백업 자원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지난 14일 대전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무려 10명이 바뀌었다. 정갑석 부천 감독은 오는 20일 홈에서 열리는 아산 무궁화전을 대비해 힘을 아꼈다. 이날 무려 4명에게 프로 데뷔전의 기회를 줬다.
부천은 전력 차를 감안해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내세웠다. 파이브백으로 내려 상주의 공격을 막아섰고, 바그닝요와 유지민 신현준 등의 개인 능력을 활용해 역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상주의 영리한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슈팅 찬스조차 잡지 못했다.
바그닝요가 고군분투했지만 공을 잡을 때마다 상주 선수들 2~3명에게 포위를 당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상주는 전반 18분 조영철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4분 박수창에게 페널티킥 쐐기골을 허용하며 안방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정갑석 감독은 후반 들어 파다예프 등을 투입하며 뒤늦게 반격에 나섰지만 추격할 자원도, 시간도 부족했다. 올 시즌 챌린지 공격포인트 공동 6위에 올라있는 김신(3골 3도움)과 공동 8위 문기한과 진창수(공격포인트 5개) 등의 공백이 아쉬웠다. 문기한과 진창수는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고, 김신은 벤치를 달구다 후반 41분에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부천은 최근 FA컵서 언더독 반란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K리그 최강팀인 전북 현대 원정서 2년 연속 승리하는 기적을 썼다. 지난해 8강서 3-2로 전북을 제압했고, 올해엔 32강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4-2로 이겼다.
정갑석 감독은 올해 32강서 전반에는 카운터 어택, 후반에는 미드필드를 거친 스리톱의 공간 침투로 전북을 괴롭히며 매머드 클럽 사냥에 성공했다. 그는 승리 후 "경기는 리그와 FA컵을 가리지 않고 중요하다. 누구를 만나든 FA컵을 잘 준비하겠다. 클래식 팀과 붙어 부천이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갑석 감독과 선수단은 부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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