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 입단 1호' 백승호는 또 한 걸음 성장하고 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5.13 10: 54

2010년 검은 눈동자를 가진 13세 소년이 세계 최고의 유스 시스템을 갖춘 명가 FC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인 1호 바르셀로나 입단 주인공은 신태용호의 핵심 멤버 백승호(20)였다.
7년 전 바르셀로나 13세 이하 유소년팀(인판틸)에 입단한 백승호는 7년이 흐른 현재 성인 2군팀인 바르셀로나 B에서 활약하고 있다.
12일 파주 NFC서 만난 그는 "한국과 다르게 유럽은 매년 새로운 팀에 올라가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올해 22명이 있다면 이듬해엔 8명이 탈락하고 새로운 선수들이 온다"면서 "그만큼 더욱 간절하고 승부욕도 강하다. 한국에서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보내는데 유럽에서는 매년 치열함 속에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의 주축 자원으로 활약하던 백승호이지만 B팀서는 힘겨운 주전 경쟁을 펼치며 온전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실전 감각과 함께 체력이 떨어지며 한국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난 11일 청주종합경기장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서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며 2-0 승리에 일조한 점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20세 이하 대표팀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백승호는 그간 파주에 홀로 남아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초부터 차근차근 체력을 다졌다. 굵은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았다. 우루과이전 풀타임 소화는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백승호는 "75분이 넘으니까 쥐가 나려고 했지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라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에 '쥐가 안날 것'이라고 되뇌이면서 뛰었다. 경기가 끝나고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자고 일어나니까 괜찮다"고 웃어보였다.
백승호의 절친한 후배인 이승우(19, 바르셀로나 후베닐 A)는 "승호 형의 기량을 의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워낙 잘하는 형이고 바르셀로나에 처음 간 한국인이다. 항상 지켜봐왔고 나에게 많은 도움도 줬다"면서 "경기를 안 뛰면 체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많이 뛰면서 체력이 좋아지니 예전의 좋은 기량이 나오는 것 같다"고 제 일인 양 좋아했다.
오는 14일 세네갈과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 뒤 20일 기니와 U-20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있는 백승호는 "긴장이 된다. 빨리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기도 하다. 모든 감정이 복잡하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며 눈을 번뜩였다.
백승호는 그렇게 또 한 걸음 성장하고 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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