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하자" 안치홍의 슬럼프를 끝낸 父한마디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9 08: 52

슬럼프를 탈출하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때로는 예기치도 않았던 곳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한다. KIA 안치홍(28)처럼 말이다.
안치홍은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에 7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KIA는 11안타에 5볼넷으로 9점을 만들며 NC를 9-3으로 꺾었다.
올 시즌 개막일은 3월 31일. 그러나 안치홍에게는 4월 7일이 올 시즌 개막일이었다. 옆구리 부상 탓에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던 것. 그러나 안치홍은 복귀 첫 날부터 멀티히트를 때려내는 등 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틀 연속 무안타에 그친 것도 단 한 차례(18~19일) 뿐이다. 타율도 3할 고지를 매번 사수하며 어느덧 3할5푼8리까지 올랐다.

최근 다섯 경기 연속 안타. 같은 기간 타율은 무려 4할7푼6리(21타수 10안타)에 달한다. 홈런도 두 방을 곁들였으며 6경기 연속 타점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치홍은 이를 성에 차지 않았다. 28일 경기 후 만난 그는 "시즌 초반 워낙 안 좋았다. 지금은 감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완성된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개막 직후부터 밸런스가 안 좋았다. 공을 보는 시간 자체가 없었다. 공이 투수 손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타격 순간까지 여유가 없었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테이크백 동작 없이 스윙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안치홍. 때문에 생각했던 공이 와도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치홍은 이번주 내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본인이 느낀 타격 슬럼프를 극복한 이유. 바로 아버지의 조언이었다. 안치홍은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모습을 전부 지켜본 사람은 오직 아버지뿐이다"라며 "아버지께서 화요일에 테이크백 없는 부분을 지적해주셨다. 내가 놓치던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안치홍의 아버지는 그에게 "편하게 해라. 테이크백만 신경 쓰자"라고 주문했다. 그 얘기를 전한 건 지난 25일. 안치홍의 연속 안타가 시작된 날이었다.
1위와 2위 팀의 맞대결.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9연승을 질주 중인 NC에 1.5경기 차로 쫓겼다. 하지만 이날 경기 승리하며 격차를 벌렸고 한숨 돌리게 됐다. KIA 역시 4연승이다. 안치홍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오늘부터 이겨야 진짜다'라는 말이 오갔는데 실제로 승리해서 다행이다"라며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언제든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가득하다"라고 설명했다.
안치홍은 입단 당시부터 유격수 김선빈과 함께 줄곧 '팀의 기둥이 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리고 그 평가는 어느새 현실이 됐다. 단순히 내야 수비뿐 아니라 공격과 '분위기 메이킹'까지. 이제 안치홍은 정말 KIA의 기둥 한 축을 맡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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