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신이 “내 ‘막장코미디’, 요즘은 찾기 힘든 캐릭터”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4.28 15: 59

독특한 말투와 능청스러운 표정연기. 배우 신이의 상징이었다. 한동안 스크린에서 보지 못했던 신이는 자신이 제일 잘하는 트레이드마크를 들고 돌아왔다. 그리웠던 그 때의 연기 그대로였다.
신이는 지난 24일부터 첫 방송을 한 MBC 아침드라마 ‘훈장 오순남’에서 소명자 역으로 출연 중이다. 하이라이트 영상 속 신이는 ‘가문의 위기’와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코믹 캐릭터 그대로였다. 그가 나오는 장면 마다 웃음이 빵빵 터진다. 녹슬지 않았다고 말하자, 그는 “일부러 옛날과 더 똑같이 하려하고 있다”고 부끄러워했다. 
“예전에 저를 봤던 분들에게 다시 나를 생각나게끔 하고 싶었다. 감독님도 그걸 원했다. 처음에는 ‘너무 예전 것과 똑같진 않을까’ 부담이 됐는데 하는 스스로가 재밌더라. 그래서 제멋대로 하고 있다.(웃음) 감독님이 처음엔 내 애드리브에 반신반의 했는데 지금은 내버려뒀다. 내 애드리브를 인정했다기보다 내 페이스에 감독님이 말려든 것 같다.(웃음)”

예전과 비슷한 캐릭터를 하기 때문에 고민도 됐다는 신이. 오히려 오랜 공백이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줬다고.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으니 잊은 분들이 많아서 괜찮을 것 같았다”며, 신이는 다시 코믹 캐릭터를 연기하니 스스로도 새롭다고 웃었다. 하길 잘 했단다.
“사실 나 같은 코믹 캐릭터가 요즘엔 많지 않다. 내 코미디를 표현하자면? 코미디에도 수준이 있는데 내 코미디는 ‘막장코미디’의 느낌이 있다.(웃음) 예능계에는 좀 있는데, 작품에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감독님도 겁내할 만큼이니까 없을 만 하지.(웃음) 비결을 밝히자면, 제가 편하게 하는 거다. 제가 억지로 하면 보는 사람들도 불편해한다.”
최근 애드리브로 욕설을 했다가, 감독님을 기겁(!)하게 만들었다는 신이는 “내가 그동안 심한 욕을 하고 살았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그가 과거 출연한 작품은 대부분 세고, 격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 맞는 감독님 덕분에, ‘알아서 편집하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마음껏 애드리브를 하고 있다고 신이는 기뻐했다. 
“내가 원래 현장을 정말 좋아하는 애였다. 많이 그리웠다.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하면 내가 업(UP)이 됐다. 원래 조용한 스타일인데 현장 가면 신나서 스태프들과 농담 따먹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 내가 현장에 가니 신날 수밖에. 또 ‘훈장 오순남’ 배우들이 정말 다 착하다. (박)시은이도 밝고 열심히 하고. 다 좋아 보이니까 더욱 감사함을 느끼는 것 같다.”
‘모든 게 다 좋다’고 칭찬을 하지만, 일일드라마는 처음이기 때문에 분명 어려운 점이 있을 터. 신이는 질문을 듣자마자 “기다리는 게 정말 힘들다”며, 긴 대기시간을 버티는 배우들이 정말 대단해보인다고 엄지를 치켜 올렸다. 
“일일드라마는 연기의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인내심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KBS 2TV 아침드라마 ‘그 여자의 바다’에 출연하는 김도연이란 배우가 나와 친한데, ‘초반에 진 빼면 끝난다’며 에너지 분배가 중요하다고 조언을 해줬다. 그 친구가 일일극만의 세트 연기나 카메라 워크도 많이 알려줬다. 그런 조언을 들으면서 스스로도 진 빼지 않고 잘 갈 수 있도록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분위기와 현장 자체가 생소한 일일극을 ‘장편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신이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회상했다. ‘아침극 광팬’인 어머니가 기뻐하니 자신도 효도하는 것 같다며 신이는 미소 지었다. 
“엄마가 매일 사람들에 얼굴을 비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줬다. 가랑비에 옷 젖듯 꾸준히 하면 내 얼굴을 어색해하는 사람들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런 말을 들으니 일일극이 딱 맞았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오래 쉰 나에게 매일 갈 수 있는 현장이 있다는 게 재밌고 좋다.”
간만에 브라운관에 나선 신이에 시청자의 관심도 몰렸다. ‘훈장 오순남’ 제작발표회 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신이는 “친구들이 ‘사고 쳤냐’고 물어 보더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매일 연기를 할 수 있고, 매일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좋다는 신이는 천생 배우였다.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아침드라마 ‘훈장 오순남’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루의 출발을 즐겁게 열 수 있는 사람이랄까.(웃음) 지금 마음은 그저 뭐든지 열심히 하고 싶을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yjh0304@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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