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신이 “오랜 공백, 연기할 곳 없어 많이 힘들었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4.28 15: 59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연기를 할 수 없어 힘들었을 때가 있었죠.”
‘신스틸러의 원조’라는 타이틀이 가장 어울리는 배우 신이. 작품 속에서는 누구보다 밝고 웃긴 사람이지만, 실제의 신이는 그와는 거리가 멀다. 말투도 조곤조곤, 행동도 조심스럽다. 평소엔 말수가 많지 않다는 신이를 보니 놀랍기만 하다. 그는 이를 듣고 “제가 나온 작품은 잘 안 본다”며 웃음을 지었다.
“평소의 저와 작품 속 제 이미지의 간극이 커서 힘들 때도 있다. 아무래도 저에 대한 기대치가 있을 테니까.(웃음) 캐릭터를 위해 업(UP)시키는 과정도 힘을 들여야 한다. 하고 나면 부끄러울 때도 있고, 에너지를 쓰고 나서도 잘하고 있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제가 나온 건 부끄러워서 안 본다. 못한 게 계속 생각나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게 간극이 큰 연기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신이는 “연기를 본 스태프들이 좋다고 하면 기분이 좋다. 그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연기를 하지 못한 시기가 있었다. 외모의 변화로 한동안 작품이 끊겼고, 그는 한동안 대중의 곁을 떠나야 했다. 
“공백 기간에 뭘 했느냐 묻는 질문엔, 시간이 정말 금방 가는 것 같다는 대답을 한다. 연기를 못해 너무 힘들고 아팠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됐다.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어차피 평생 할 거’라며 마음을 비웠다. 여행도 많이 가고, 다양한 걸 많이 배웠다.”
그는 MBC ‘사람이 좋다’나 tvN ‘택시’ 등을 통해 공백기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털었다. 자신을 모두 ‘내놓아야’하는 프로그램이기에 나서기가 망설여졌을 것 같단 말에 신이는 “처음엔 고심을 많이 했지만 한 번 다 털어내니 오히려 후련하다”며 웃었다. 
“그렇게 한 번 다 이야기를 하고 나니까 사람들도 이제 더 이상 내게 궁금해진 게 없어진 것 같고, 나 자신도 남들이 하는 이야기에 크게 개의치 않게 됐다. 전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이젠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됐다. 그런 프로그램에 나오고 화제가 많이 됐다. 그래서 작품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웃음)”
이제 다른 이들의 시선이나 무심코 내뱉은 말에 상처 받지 않게 됐다는 신이는 정작 ‘연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신이는 스스로를 향해 “연기에 대한 열정이 정말 많았던 친구”라고 말했다. 열정이 가득했던 자신이 연기를 할 수 없었을 때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정말 많았는데, 연기를 못하니 그게 많이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연기를 향한 집착이었다. 그 때는 일이 가족보다도 우선이라 생각하고 살았던 때였다. 그러다 연기를 쉬게 됐고, 점차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깨달았다. 연기는 그냥 직업이고, 잘 되면 좋은 거였다. 내 힘으로 어쩌지를 못하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열심히 안 한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나도 열심히 하고, 코드도 맞아야 하고, 작품도, 시기도 다 잘 맞아야, 그야말로 ‘온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 잘 될 수 있는 것 같다.”
한동안 연기를 못했던 갈증을 풀기라도 하듯, 그는 장편 복귀작으로 MBC 아침드라마 ‘훈장 오순남’을 선택했다. 장편 드라마는 8년 만이다. 그는 “예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보인다”며 요즘 매일이 즐겁다고. 무엇보다 ‘엄마의 자랑’이 된 것 같다며 신이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예전엔 그렇게 스태프들이 고생하는지도 몰랐고, 즐겁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멋있어 보이는 지도 몰랐다. 워낙 낯도 가리고, 말수가 적은 편이라 전엔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도 얘기를 잘 안 했었는데, ‘훈장 오순남’ 배우들은 다 착해서 엄청 얘기도 많이 한다. 무엇보다 엄마가 여기저기 자랑을 하고 있다.(웃음) 효도하는 것 같다.”
한 번도 자신은 스타인 적이 없었다며, 독특한 캐릭터를 기억해준 사람들 덕분에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겸손해하는 신이. 그는 요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끊이지 않고 연기를 하는, 이른바 ‘생활 연기자’다. 이제 다시 쉬고 싶지 않다는 신이, 그의 복귀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려졌다. 
“금보라 선생님이 연기하는 보면서 생각한 게 있다. ‘나도 나중에까지도 선생님들처럼 열정적으로,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고 느꼈고, 정말 멋있어 보였다. 예전엔 생활연기자에 대한 꿈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새로운 꿈이 있었다. 끊임없이 연기를 하는 생활 연기자가 되고 싶다.”(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yjh0304@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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