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해진 LG 뒷문, 한 명 무너져도 끄떡없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8 10: 30

'집단 마무리'의 힘일까. 올 시즌 LG는 불펜 투수 한 명에 의존하지 않으며 톱니바퀴처럼 움직이고 있다.
LG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을 4-2로 승리했다. 2연속 위닝시리즈.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8회 2아웃에 올라온 '클로저' 신정락이 3피안타로 흔들린 것. 그러나 진해수와 정찬헌이 차례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씩을 나눠 맡으며 불을 껐다.
물론 신정락이 1⅓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더라면 불펜진의 추가 소모 없이 경기를 매조지었을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임시 클로저가 마운드에서 흔들렸지만 남은 이닝을 해결해줄 자원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양상문 LG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클로저'를 임정우로 낙점했다. 하지만 임정우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차출 도중 부상을 당하며 계획이 어그러졌다. 하지만 양 감독은 조급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임정우가 공을 던지고 있다는 것까지 들었다. 경기에 나설 때까지 보고하지 말라고 했다. 연습은 의미가 없다"라고 밝혔다. 없는 자원을 조급하게 기다리는 대신 가용한 선수들을 믿겠다는 의지였다.
양 감독이 내민 복안은 집단 마무리. 신정락과 정찬헌이 주로 클로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점수 차가 넉넉한 상황에서는 최동환, 최성훈, 고우석, 김대현 등이 경기를 매조지었다.
신정락은 올 시즌 10경기서 2승4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 중이다. 신정락이 경기를 끝낸 건 총 다섯 번. 그 다음은 정찬헌이다. 정찬헌은 10경기 등판해 4경기를 마무리하며 1승2패 2세이브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불안했지만 최근 네 경기서 4.1이닝 1피안타 1볼넷으로 무실점 호투 중이다.
최동환과 최성훈의 분전도 반갑다. 최동환은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했는데 이 중 4경기를 마무리했다. 2홀드 평균자책점 3.12. 삼진 아홉 개를 빼앗는 동안 볼넷 허용은 세 개 뿐이다. 지난해부터 LG 불펜의 한 자리를 맡더니 점차 안정세를 띄는 분위기다.
좌완 불펜 최성훈 역시 9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3경기를 매조지었다.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9푼1리에 그치고 있지만 우타 상대 피안타율(.375)이 다소 높다.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원 포인트 이상의 역할을 맡아줄 선수다.
'영건' 고우석과 김대현도 각각 두 차례씩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직 여물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1군 경험치를 쌓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게다가 임정우의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임정우는 조만간 퓨처스리그 등판이 예정돼있다. 흐름대로라면 5월 중순께 1군 복귀가 가능하다. 임정우가 돌아온다면 신정락과 정찬헌이 셋업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미 두터운 LG 불펜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셈.
한 명의 의존도가 높았던 LG 불펜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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