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홍현희까지..툭하면 터지는 흑인 비하, 씁쓸한 이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4.21 17: 45

또 흑인 희화화 논란이다. 마마무가 한 차례 논란에 휩싸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홍현희가 이를 개그 소재로 사용하며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당사자와 제작진은 사과를 하곤 했지만, 늘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것이 이 흑인 희화화 논란이라 아쉬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웃찾사-레전드매치'에서 홍현희는 개그맨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부색을 검게 칠하고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채로 반대를 하는 아버지 앞에 섰다. 
이 모습을 본 가족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시청자들은 보기 불편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샘해밍턴은 방송 후 자신의 SNS에 "홍현희 흑인 분장하고 나왔는데.. 진짜 한심하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행동 언제까지 할꺼야? 인종을 그렇게 놀리는게 웃겨? 예전에 개그방송 한 사람으로서 창피하다"라는 글을 남기며 쓴소리를 했다. 

이어 "만약에 제가 한국인 흥내려고 분장했으면 문제 아니라고 생각할까요?"라고 덧붙이기도. 한국인들이 외국인들에게 받는 인종차별에는 다같이 격분을 하면서도 정작 흑인들에 대해서는 무례한 행동을 한다는 의미. 많은 이들이 샘해밍턴의 발언에 격하게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제작진은 2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코너의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지 못하여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해당 클립은 즉시 삭제 조치하였으며 향후 제작 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일이 보도가 되기 전까지 제작진이 어떤 대처도 하지 않았다는 점, 예능 프로그램에서 흑인을 희화화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2012년 방송된 MBC '세바퀴'에서 이경실과 김지선이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마이콜을 흉내낸다며 얼굴을 검게 칠하고 등장해 논란이 됐다. 
또 2014년 JTBC '비정상회담' MC인 전현무와 성시경도 '시청률 3% 돌파시 샘 오취리 분장을 하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시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에는 걸그룹 마마무가 단독 콘서트에서 '업타운 펑크' 무대를 하던 중 흑인을 표현하기 위해 검게 분장을 했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퍼지면서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모두 "비하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를 했다. 하지만 두 달도 채 되지 않아서 똑같은 문제가 '웃찾사'에서 발생한 것. 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평소 '흑인 희화화'를 얼마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이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제발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parkjy@osen.co.kr
[사진] '웃찾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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