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과 클로저 만든 김경문의 트레이드 철학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11 06: 00

창단 후 네 차례 트레이드로 엔트리 살찌워
김 감독, "야구선수는 결국 경기에서 완성된다."
선수는 구단의 자산이다. 그 자산을 거래할 때 손해를 보려고 하는 팀은 아무도 없다. 선수와 리그 전체를 위해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는 팀들의 과감함이 대단한 이유다.

김경문 감독은 7일 오전 SK와 KIA의 4대4 트레이드 소식을 처음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오고간 선수들 중 김경문 감독의 눈길을 끌만큼 '좋은 선수'가 많았기 때문.
김 감독은 "노수광은 감독으로서 쓰기 좋은 선수다. 외야 전 포지션 소화는 물론 주루 플레이도 능하다. 게다가 워낙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며 그를 칭찬했다.
선수들의 자질이 뛰어날수록 다른 팀에 보내기 힘든 건 당연지사. 김경문 감독이 놀란 '진짜 이유'는 양 팀의 과감함이다. 김 감독은 "'내보낸 선수가 잘 되면 어떡할까'라는 걱정 탓에 트레이드가 어렵다. 사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팀 엔트리 사정상 못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 선수들에는 길을 터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이 생각하는 '야구선수 완성 비결'은 경기 출장이다. 김 감독은 "야구선수는 결국 시합에 나서야 완성된다. 꽃망울이 터진다고 표현해야 할까. 노수광도 김기태 감독이 아꼈기 때문에 보낸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트레이드가 어려운 이유를 또 하나 설명했다. 바로 '밑지는 장사'다. 김 감독은 "사실 먼저 말 꺼내는 팀이 불리하다. 좋은 선수를 제시해도 받아들이는 팀에서는 '이 선수에게 무슨 문제 있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반대급부로 좋은 선수를 내주는 걸 망설인다. 밑지는 장사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이번 4대4 트레이드를 주도한 김기태 KIA 감독과 염경엽 SK 단장의 과감함을 칭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리그 전체에 메시지를 던졌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도 트레이드가 활발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한 경기, 한 시즌만 봐서는 안 된다. 팀 운영은 계속 된다"라며 "트레이드라는 건 결국 어느 한 팀이 매번 이득만 볼 수는 없다. 길게 봐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NC는 창단 이후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팀 전력을 살찌웠다. 첫 트레이드는 1군 진입을 앞둔 2011년 11월에 나왔다. NC는 2012시즌 퓨처스리그서 선발로 키웠던 김태형을 넥센에 내주는 대신 임창민과 차화준을 데려왔다. 첫 트레이드는 '대박'이었다. 임창민은 NC 이적 후 225경기 출장해 256이닝을 소화하며 14승17패, 65세이브20홀드, 평균자책점 3.55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도 네 경기서 3세이브를 수확하며 NC 뒷문을 틀어막고 있다.
2013년에는 송신영과 신재영을 넥센에 보내는 대신 지석훈과 이창섭, 박정준을 받았다. 넥센 유니폼을 입은 신재영은 지난 시즌 1군에 데뷔해 30경기서 15승7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신인왕을 받았다. NC도 전천후 내야수 지석훈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 손꼽히는 윈윈 트레이드 사례.
2015년에는 kt로부터 포수 용덕한을 데려오기 위해 홍성용과 오정복을 보냈다.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는 넥센과 강윤구-김한별 맞교환에 합의했다.
NC의 그간 행보는 김경문 감독의 말 그대로다. NC가 단행한 네 건의 트레이드를 살펴보면 1군 핵심전력보다는 퓨처스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교환했다. 선수의 앞길을 터주면서 리그 전체 발전에 일조한 셈이다.
만일 '이 선수가 터지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으로 선수들을 품고만 있었다면,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과 통산 65세이브 '클로저' 임창민의 모습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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