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할머니 예수정 "좀비들 처연하고 사랑스러웠다" [인터뷰]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8.09 09: 30

 영화 '부산행'이 2016년 첫 천만 축포를 쏘아 올렸다. 서글픈 눈빛으로 마음씩 착한 할머니 연기를 펼친 언니 인길을 연기한 예수정도 축하인사를 건넸다.
예수정은 최근 OSEN과 인터뷰에서 '부산행' 천만 달성에 대해 "부산행 천만 관객을 축하합니다. 재앙과의 투쟁 속에서 휴머니티를 잃지 않고 미래를 살려낸 '부산행' 열차에 천만인이 동참했다. 휴머니티를 향한 쾌속의 긍정에 힘이 난다"고 축하했다.
'부산행'에서는 공유와 마동석을 비롯한 주연배우 들의 활약도 두드러졌지만, KTX 열차에 함께 탑승한 조연들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특히 두 손을 꼭 붙잡고 부산행 KTX에 탑승한 인길과 종길 자매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수안과의 짧은 만남에서도 마음씨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영화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을 만들어내며 관객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예수정은 '부산행'이 인간성에 대한 공감을 얻어냈기에 천만을 달성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의지는 있는데 행하지 않는 경우가 있죠.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그런데 그 자고 있던 의지가 결정적인 어느 순간에 행위로 드러나는 경우도 종종 있죠? '부산행'에선 그 의지의 실체인 휴머니티를 부인하지 않았어요. 지적 오만이 배제되고 믿고 나아가는 뜨거움이 있어요. 그 점이 우리 천만인과의 공감 코드가 아닐까 생각해요. 좀비, 끔찍했죠? 소중한 관계성조차 인지 못 하는데 공격성만 무한대 활성화되어 남을 헤치며 살아남는다는 게 무섭죠. 혹 지금의 내 모습은? 저들의 핏빛 얼굴은 아니지만 살아남는 방식에서는 어떤가? 나의 뇌는 아직 살아있나? 질문하게 돼요. 이 점 또한 공감 코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예수정은 좀비 분장을 한 단역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그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 누구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해준 단역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촬영 현장에서의 좀비들은 처연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했어요. 얼굴, 손, 발엔 끈적거리는 핏빛 액체로 특수 분장 되어 있어서 화장실 사용도 불편하고 더구나 허연 렌즈도 끼고 있어서 잘 안 보여서 걷기도 불편하죠. 그래도 몸 사리지 않고 기차 위에서 뛰어내리고 바닥에서 구르고 좁고 더운 세트 객실 안에서 많은 인원이 소리 지르고 달리고 엄청 힘들었을 겁니다. 식사 시간엔 밥 차 앞에 조용히 줄 서요. 입 벌리기 힘든 굳은 액체 사이로 조심히 밥 먹어요. 그리고 촬영이 잘 끝난 날 그 핏빛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해줘요. 일일이 이름을 기억할 순 없지만 제 몫을 넘어,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에게도 활력 넘치게 해 주었던 좀비 배우들. 천만인이 사랑을 보냅니다"
예수정은 '부산행'에서 인길 역을 맡아 마음씨 좋은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2016년 개봉한 '사냥', '비밀은 없다' 등에서도 등장하며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서 마카오 카지노에서 김혜숙과 임달화에게 협박을 당하는 티파니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단어 하나하나에도 깊은 고민과 애정을 담은 예수정의 활약에 응원을 보내게 된다./pps2014@osen.co.kr
[사진] '도둑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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