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컨트롤’ 우규민, “프리미어12, 꼭 나가고 싶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8.18 10: 00

LG 트윈스 우완 선발투수 우규민이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출장을 희망했다.
우규민은 지난 17일 잠실 KIA전에서 시즌 7승을 올린 후 프리미어 12에 참가하는 것을 두고 “태극마크를 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선수가 되는 것 아닌가. 확실히 다른 느낌으로 더 책임감을 갖고 야구를 할 것 같다. 꼭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격은 충분하다. 올 시즌 우규민은 17경기 99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 6패 평균자책점 3.52로 LG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겨울 왼쪽 고관절 수술을 받아 5월 14일부터 시즌을 시작했으나, 수술 후유증 없이 맹활약 중이다. 90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투수들을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8위. 이중 좌완투수와 외국인투수를 제외하면, 윤성환(평균자책점 3.42)에 이은 2위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컨트롤이다. 우규민은 올 시즌 볼넷 11개, 9이닝 기준 경기당 볼넷 0.99개의 엄청난 숫자를 찍고 있다. 시즌 전 “볼넷 20개 이하가 목표”라고 밝혔을 때, 많은 이들이 이루기 힘든 도전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남은 시즌 최대 8번 선발 등판하는 것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목표가 됐다. 21세기는 사라진 대기록을 17년 만에 우규민이 세우려 한다.
▲KBO리그 통산 한 시즌 100이닝 이상·볼넷 20개 이하 달성자
1993시즌 해태 선동열 126⅓이닝 볼넷 20개
1995시즌 해태 선동열 109⅓이닝 볼넷 14개
1997시즌 현대 정명원 115⅔이닝 볼넷 20개
1998시즌 LG 전승남 112⅔이닝 볼넷 20개
우규민은 ‘볼넷 최소화’을 목표로 세운 것에 대해 “볼넷이 없으면 피안타율이 높아도 실점을 줄일 수 있다. 경기 템포도 좋아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유리하다. 안타를 맞아도 볼넷이 적으면 평균자책점 3점대를 이룰 수 있다고 봤다”며 “지난 2년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볼넷이 줄어든 것 같다. 특별히 제구력이 더 좋아졌다기보다는 타자와의 수 싸움을 하면서 노하우가 계속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규민은 선발투수로 전환한 2013시즌부터 3년 동안 리그 특급선수로 올라섰다. 토종 선발투수가 멸종되는 상황에서 LG 마운드를 구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대표 선발진이 좌투수로 편중되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규민의 국가대표 승선은 당연한 일이다.
▲2013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토종 선발투수 TOP10(평균자책점 순·300이닝 이상 소화)
양현종 72경기 420이닝 37승 15패 평균자책점 3.32
윤성환 77경기 488⅓이닝 37승 21패 평균자책점 3.70
김광현 74경기 435이닝 34승 20패 평균자책점 3.74
유희관 93경기 471이닝 37승 19패 평균자책점 3.75
이재학 77경기  391⅓이닝 26승 19패 평균자책점 3.84
우규민 76경기 400⅔이닝 28승 19패 평균자책점 3.86
송승준 76경기 400⅔이닝 27승 23패 평균자책점 4.65
류제국 64경기 354⅔이닝 24승 17패 평균자책점 4.67
장원삼 69경기 374이닝 32승 23패 평균자책점 4.80
배영수 73경기 365이닝 26승 15패 평균자책점 5.20
프리미어12에 참가할 경우, 우규민은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9년 만에 국가를 대표하게 된다. 타이밍을 빼앗는데 능숙하고 컨트롤 뛰어난 만큼,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남미나 대만 타자들을 상대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우규민은 불펜투수 경험도 풍부하다. 한국팀 마운드 운용에 여러모로 큰 힘이 될 만 하다. 우규민은 “대표팀에 나가면 우리나라 다른 팀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러면서 얻는 것도 분명 많을 것이다. 뽑아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잘해보고 싶다”며 국제대회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우규민은 2016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FA에 앞서 LG 프랜차이즈에 단 한 명 밖에 없었던 기록에도 도전 중이다. 우규민이 올해와 내년 두 자릿수 승을 올릴 경우, 정삼흠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한다. 정삼흠은 1991시즌부터 1994시즌까지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바 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은 하기룡(1982시즌부터 1984시즌·MBC 청룡), 김용수(1996시즌부터 1998시즌), 봉중근(2008시즌부터 2010시즌)이 기록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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