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삼성, 1위 달려라" 현실 인정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18 06: 19

"아마 지금 김경문 감독이랑 김태형 감독도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2015 KBO 리그 역시 삼성이 정규시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7일 현재 삼성은 2위 NC와 4.5게임차 1위를 지키고 있다. 여름이 되면서 성적이 좋아지는 전통은 올해도 반복됐는데, 최근 10경기 성적도 7승 3패로 좋다. 3위 두산과는 5.5게임, 4위 넥센과는 7.5게임 차이다.
작년 넥센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작년 시즌 막판 삼성이 연패가 계속되고, 넥센은 연승을 달리며 결과적으로 반 게임차에 정규시즌 우승자가 결정됐다. 과연 넥센은 작년과 같은 레이스를 후반기에 보여줄 수 있을까.

16일 1위 삼성과 5위 한화의 맞대결은 4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 염경엽 감독에게 중요한 일전이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 잡히는 게 좋을까, 아니면 5위 한화와 격차를 더 벌리는 게 좋을까. 염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삼성이 그냥 1위를 달리는 게 낫다. (4위인 넥센 시각에서 보면) 한화, SK, KIA (등 5위권 팀과) 격차가 벌어지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4위 넥센은 1위 삼성과 7.5게임차까지 벌어져있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염 감독은 "삼성이 올해도 전력은 가장 좋다. 그냥 (정규시즌) 1위를 달리게 하는 게 낫다. 아마 (NC) 김경문 감독이랑 (두산) 김태형 감독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현실적으로는 2위가 목표다. 그건 NC, 두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신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 어떻게 (삼성을) 잡을까 그 생각을 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정규시즌 우승이 필요하다. 2001년 두산의 우승 이후 정규시즌 1위 팀이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팀들이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2013년 두산은 삼성에 3승 1패로 앞서가며 우승을 눈앞에 두기도 했고, 작년 넥센 역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잡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염 감독은 "사실 작년 우리가 정규시즌 삼성에 반 게임차로 2위를 했지만, 실제 전력은 차이가 났다. 삼성은 막판에 선수들한테 휴식을 주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해) 1위를 한 것이고, 우리는 삼성의 성적이 예상보다 떨어진 가운데 연승을 달린 것"이라고 인정하며 "그래도 작년 우리는 우승을 할 자신이 있었다. 3선발을 돌리며 한국시리즈 3승을 먼저 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결국은 우리 힘이 부족해서 우승을 하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4연패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은 무리하지 않는 운영과 선수육성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면서 올해도 정규시즌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왕좌를 노리는 팀들은 호시탐탐 사자의 빈틈을 찾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올해도 넥센이 염 감독의 계산대로 가을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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