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다쳤는데...청주구장에 울린 '나는 행복합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7.15 19: 12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1차전이 벌어진 15일 청주구장. 1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롯데 우완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김태균의 타구에 오른손 중지와 약지를 맞았다. 타구에 맞은 린드블럼은 통증을 호소하며 글러브를 집어 던졌고,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곧바로 체크했다.
공을 친 김태균도 1루를 밟은 뒤 린드블럼에게 다가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결국 린드블럼은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떠났고, 정밀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린드블럼이 치료를 받고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잠시 경기가 중단됐는데, 청주구장에 갑자기 '나는 행복합니다'가 울려 퍼졌다. 응원단에서 배경음악을 틀었고, 청주구장을 찾은 1만명의 팬들은 이를 목청껏 따라 불렀다.

아무리 상대 선발투수라도 선수가 다친 상황에서 적절한 선곡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원래 한화 선수가 안타를 치면 종종 팬들이 부르는 노래지만, 선수가 다친 상황에서는 부적절한 선택이었다. 롯데 뿐만아니라 한화 벤치에서도 걱정어린 눈빛으로 린드블럼을 살피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응원에도 정도가 있다. 자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응원은 야구장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지만, 여기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는 한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나는 행복합니다', 이번 만은 때를 잘못 잡은 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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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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