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피에 임의탈퇴" 재취업 길은 트레이드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08 17: 01

한화가 재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된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를 임의탈퇴로 묶는다. 구단의 재계약 의사 통보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부한 선수에게는 당연한 조치다. 
한화는 8일 피에와 재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됐으며 대체 선수를 구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화는 지난달 25일 2015년 보류선수 명단에 피에를 올려놓으며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지만 협상에서 조건 차이를 드러냈다. 결국 한화 구단은 피에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선수를 물색하기로 결정했다. 
재계약 결렬의 가장 큰 이유는 피에의 과도한 금액 및 다년계약 요구 때문이었다. 피에는 100만 달러 이상을 요구하며 최고 대우를 바랐지만 한화 구단에서는 냉정한 가치 판단을 내린 끝에 수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피에는 다년계약까지 요구, 구단으로서는 더 이상 협상을 끌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이제 관심은 피에의 거취. 결론은 임의탈퇴로 한화가 앞으로 2년간 보류권을 갖는다. 한화 핵심 관계자는 "피에를 임의탈퇴로 묶을 것이다. 피에가 다른 구단으로 가려면 그 구단에서 선수를 하나 줘야 한다는 조건을 맺었다. 우리가 오케이해야 다른 팀에 갈 수 있다"며 "그냥 자유계약으로는 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피에의 국내 재취업 길은 트레이드밖에 없다. 
한때 외국인선수 임의탈퇴 제도는 악습으로 비쳐진 면이 없지 않았다. 재계약할 의사가 없는 외국인선수들에게 임의탈퇴를 걸어 재취업 길을 막았다. 부메랑 효과가 두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원래 임의탈퇴 제도는 재계약 협상 때 물밑에서 다른 팀으로부터 거액의 스카우트를 받아 선수가 거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한화의 피에 임의탈퇴는 꼼수가 아니라 구단의 정당한 보유권 행사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외국인선수 시장에서 구단이 임의탈퇴로 묶지 않는 게 관례처럼 되며 역으로 선수들과 에이전트들의 입김이 지나치게 세졌다. 구단이 당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최근 넥센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LG로 옮긴 헨리 소사도 이 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피에 역시 중간에서 에이전트가 몸값을 비싸게 부르며 농간을 한 것으로 전해져 단호한 조치가 필요했다. 
일단 한화는 피에를 임의탈퇴로 묶음으로 인해 향후 2년 동안 보류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야구규약 제10장 독점교섭기간 보류권 A항에 따르면 전 소속구단이 재계약을 제시했음에도 거부한 선수에 대해서는 2년간 구단의 보류권이 유지되며 구단 동의하에 국내 타구단에 입단이 가능하다. 피에를 원하는 구단이 있다면 선수를 한 명 한화에 보내주는 트레이드 형식이 되어야 가능할 전망. 
현재 넥센·NC·롯데·KIA·kt 5개팀이 외국인 타자와 계약을 마무리한 가운데 삼성에서도 야마이코 나바로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가 비어있는 팀은 LG·두산·SK 3개팀 뿐. 그러나 국내 선수를 얹어 주면서까지 피에를 데려갈 만한 팀은 없어 보인다. 사실상 앞으로 2년 동안 피에를 한국에서 볼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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