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외야수→투수’ 나균안과 달랐던 나원탁의 현역 은퇴…'나나랜드'는 환상이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5.31 15: 00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18년 포수진을 꾸리면서 ‘나나랜드’로 현재와 미래의 꿈을 가꿨다. 
당시 롯데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당시 롯데 프런트가 강민호화 협상에 소홀했던 상황을 틈타서 삼성과 계약을 맺고 떠났다. 강민호는 눈물을 머금고 고향과 같았던 롯데를 떠났고 롯데는 예상치 못했던 강민호의 후대를 준비해야 했다. 
예상치 못했지만 롯데는 강민호의 후임을 준비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2017년 신인 2차 1라운더 용마고 출신 포수 나종덕(개명 후 나균안), 같은 해 홍익대 대졸로 삼성에 2차 2라운드로 지명을 받았고 강민호의 FA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나원탁이 롯데의 차기 주전 포수 물망에 올랐다. 

1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9회말 마운드에 오른 롯데 투수 나원탁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5.18 / dreamer@osen.co.kr

2018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나원탁과 나종덕(현 나균안) /OSEN DB

실제로 당시 흥행했던 헐리우드 영화 ‘라라랜드’를 빗대고 나종덕과 나원탁의 성을 본따서 ‘나나랜드’로 불리며 롯데의 차기 안방마님을 책임질 준비를 했다.
하지만 당시 나종덕과 나원탁은 롯데의 안방을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민호가 떠난 뒤 롯데는 암흑기와 같은 시기를 보냈고 2018년 7위, 2019년 10위에 머물면서 안방마님에 대한 갈증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데 이 ‘나나랜드’는 2020년부터 포수가 아닌 마운드로 옮겨졌다. 새로운 수뇌부에서 나종덕과 나원탁의 투수 전향을 제의했고 두 선수 모두 포수로서 당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포지션 전향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나종덕은 나균안으로 개명했고 나균안이 투수 전향했다. 나원탁은 2018시즌이 끝나고 현역으로 군 문제를 해결했고 2020년 전역 이후에는 외야수로 경기를 나섰다. 
롯데는 당장 나원탁의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포수보다는 외야수로 전향을 권유했다. 그러다 2021년 올림픽 휴식기를 기점으로 나원탁은 외야수에서 다시 투수로 전향하면서 새로운 커리어를 밟아 나갔다. 투타겸업에 가까웠지만 투수 전향이었다. 구단의 권유에 의해 나원탁은 투수 커리어를 쌓아갔다.
그러나 이후 ‘나나랜드’의 투수 버전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나균안은 2021년부터 1군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2022년 선발과 불펜 마무리를 오가는 전천후 스윙맨으로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올해는 2선발로 자리매김하면서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4월 KBO 월간 MVP는 나균안의 훈장이었다.
반면, 나원탁은 방황했다. 투수로 쉽사리 자리잡지 못했다. 나균안이 1군에서 활약하는 사이, 나원탁은 2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2021년 2경기, 2022년 7경기 그리고 올해는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 1경기 등판했다. 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 
퓨처스리그에서는 7경기 4홀드 평균자책점 3.86(7이닝 3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최근 등판은 23일 상무전에 멈춰져 있었다.
결국 나원탁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나원탁은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 5월 23일 부로 임의해지 상태로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라면서 “외야수, 1루수, 그리고 투수로 구단에서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포지션을 변경해왔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는 괴로움, 포수에 대한 아쉬움을 마음 한 켠에 느껴왔습니다. 더 큰 아쉬움을 느끼기 전에 이렇게 선수행활 은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라면서 현역 은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나균안이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사이, 나원탁은 커리어의 변곡점 속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나나랜드’는 기구한 운명 속에서 환상만 남긴 채 사라지게 됐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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