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홀드 필승조 부재, 점점 헐거워지는 뒷문…롯데의 마지막 키가 필요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5.30 06: 30

잘 버텨왔던 롯데 불펜진이 흔들리고 헐거워지기 시작했다. 누구의 책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당초 시즌 구상에서 계획했던 한 명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롯데는 지난 27~28일 고척 키움전에서 불펜진이 흔들렸다. 27일 경기 6-5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9회에만 대거 5실점 했다. 2년차 진승현이 허무하게 주자들을 내보내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윤명준에 마무리 김원중까지 투입하는 등 고전했다.
결국 28일 경기는 마무리 김원중의 3연투가 걸린 상황까지 몰렸다. 가장 확실한 불펜 자원 한 명 없이 불펜진을 운영해야 했다. 진승현이 굴린 스노우볼의 여파는 컸다. 5-1로 앞서던 경기는 불펜진이 투입된 뒤부터 요동쳤고 8회 윤명준이 임지열에게 역전 그랜드슬램을 얻어 맞으면서 5-7로 역전패를 당했다. 충격의 역전패다.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7회말 1사 1루 상황 마운드에 오른 롯데 투수 최준용이 투구를 앞두고 손에 묻은 로진을 불고 있다. 2023.05.14 / dreamer@osen.co.kr

4월 단독 선두에 올랐던 상승세가 5월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선발진이 살아나면서 불펜진의 부담이 덜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5월 중순 이후 타격 사이클이 바닥을 향했다. 점수 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필승조 투수들은 필연적으로 자주 호출될 수밖에 없었다. 5월 치른 20경기 중 14경기가 3점차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됐다(8승6패).
불펜 투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불펜진 전원이 필승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투수진을 모두가 꿈꾼다. 그래도 어느 정도 필승조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투수진 운영이 수월해진다. 
롯데 불펜은 운영하기 수월하고 탄탄한 편이다. 이닝별로 투입하는 투수들이 정해져 있다. 구색이 갖춰져 있고 보직이 정해져 있다. 7회 김상수, 8회 구승민이 셋업맨 역할을 하고 9회 마무리 김원중이 오른다. 여기에 선발과 불펜의 연결고리 역할로 좌완 김진욱과 우완 김도규가 버티고 있다. 그 외에 최이준 신정락 윤명준이 추격조로 나설 수 있다. 그리고 유사시 이들이 승리조 상황에서도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하지만 여기에 단 한 명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2021년 44경기 47⅓이닝 4승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던 필승조 최준용(22)이 부재중이다. 이구동성으로 롯데 마운드의 마지막 키라고 불리는 선수다.
최준용은 필승조 플랜에 속해 있던 투수였다. 그러나 올해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서 시즌 출발이 늦었다. 복귀 이후에는 잠시 방황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9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2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7일 다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등에 염증이 발견됐다. 올해 개막 엔트리 제외 과정에서도 어깨 쪽에 관리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다시 등 부위의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그러나 등 부상 직전, 온전한 몸 상태에서 밸런스를 되찾고 스스로도 해답을 찾으면서 나아지려던 과정이었다. 만약 최준용이 부상 직전의 밸런스와 느낌을 계속 이어왔다면 현재 롯데 불펜은 필승조를 나눠서 운영해도 될 만큼 풍족해질 수 있었다. 롯데와 최준용 모두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상 이탈이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하면서 단점을 찾으려는 워크에식의 소유자인 만큼 부상 회복에 대한 걱정은 없다. 그리고 재발 없이 돌아오는 게 중요하다. 그래도 현재 롯데 불펜진에 최준용이 그립고 필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 7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1루주자 키움 히어로즈 러셀에게 견제구를 던져 아웃이라고 판단하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사용 횟수가 모자라 아쉬워하고 있다. 2023.04.28 / foto0307@osen.co.kr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