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도 호날두도 못한 동일 시즌 FIFA 월드컵-빅 이어 모두 움켜쥘 존재는?[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23.05.19 06: 30

2022-2023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의 향방은 맨체스터 시티와 인터 밀란의 한판 격돌로 판가름 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 A를 대표하는 양강은 오는 6월 10일(이하 현지 일자) 대망의 빅 이어(The Big Ears Cup: European Champion Clubs’ Cup)를 쟁취하기 위한 대회전을 치른다. 그 무대는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 자리한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이다.
홈 & 어웨이로 치러진 준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레알 마드리드를 5-1(1승 1무)로, 인터 밀란은 AC 밀란을 3-0(2승)으로 각각 물리쳤다. 인터 밀란은 13년 만에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는 첫 정상 정복의 야망을 부풀린다.
지난 17일 준결승전이 끝나고 패권을 다툴 두 팀이 결정되면서, UEFA는 관심을 끌 만한 흥밋거리를 누리집(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과연 누가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과 빅 이어를 같은 시즌에 들어 올리는 영광을 누릴지에 초점을 맞춘 뉴스였다.

같은 시즌에 두 대회 정상을 밟는다는 건 실로 지난한 일이다. 운이 따르지 않고서는 좀처럼 다가갈 수 없는 높은 고지다. ‘GOAT(Greatest Of All Time)’로 평가받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를 비롯해 그와 함께 ‘신계의 사니이’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조차도 이루지 못했다면, 얼마나 따기 힘든 과실인지 능히 헤아릴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알바레스일까, 인터 밀란의 마르티네스일까?
1930년 발원한 FIFA 월드컵은 세계 최고 권위의 국가 대항전이다. 마찬가지로, 1955년 출범한 UCL은 으뜸으로 평가받는 클럽 대항전이다. 각각 93년과 68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두 대회이건만, 4년에 한 번 같은 시즌에 펼쳐질 수밖에 없는 개최 주기로 같은 시즌에 모두 등정은 어렵디어렵다. 더구나 결승전 어느 시점이든지 한 번은 그라운드를 밟아야 한다는 자격 요건은 기록 달성을 더욱 힘들게 한다.
[사진] 알바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렇다면 지금까지 동일 시즌 두 대회 우승의 위업을 이룬 선수는 존재할까? 있다. 긴 역사에 비하면, 비록 소수이긴 해도 분명 존재한다.
모두 9명이 금자탑에 올랐다. 그렇지만 시즌별로 보면 네 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1973-1974, 1997-1998, 2001-2002, 2017-2018시즌에 나온 ‘하늘의 별 따기’였다.
1973-1974시즌, 뜻밖에 무더기로 나왔다. 1970년대 바이에른 뮌헨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빛나는 별들이 서독(이하 당시) 국가대표팀의 주축을 이룬 데서 나온 결실이었다. 이 시즌에, 6인의 별 - 제프 마이어, 파울 브라이트너, 한스-게오르그 슈바르첸베크, 프란츠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울리 회네스 - 들은 바이에른 뮌헨에 유러피언컵을 선사한 데 이어 자신들의 조국에 1974 서독 월드컵 제패의 감격을 안겼다.
나머지 세 차례에선, 각각 한 명씩 영광의 반열에 올랐다. 3명 – 크리스티앙 카랑뵈, 호베르투 카를루스, 라파엘 바란 - 모두가 레알 마드리드에 몸담고 올린 개가여서 이채롭다(표 참조).
사미 케디라는 불운했다. 출장 자격 요건에 걸려 대단한 기록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다. 2013-2014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빅 이어를 안았으나,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 마당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워밍업 중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해 독일 국가대표팀 우승의 순간을 같이할 수 없었다.
이번 시즌엔 과연 다섯 번째 금자탑이 세워질 수 있을까? 가능성이 무척 크다. 대기록을 넘보는 후보자는 2명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훌리안 알바레스와 인터 밀란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다. 물론, 둘 모두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으로 우승의 달콤함을 만끽한 바 있다. 묘하게도 마르티네스는 선발 출장한 알바레스를 교체해 연장전 전반 12분에 투입됐다.
[사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 월드컵에서 4골을 터뜨린 알바레스는 이번 시즌 UCL에서도 3골을 뽑아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준결승 2차전에서도, 종료 직전 교체로 투입돼 추가 시간에 마지막 골로 대승(4-0)에 한몫을 거들었다.
마르티네스는 이번 시즌 세리에 A 득점 레이스 2위(20골)를 달릴 만큼 인터 밀란의 공격 핵이다. 동향의 AC 밀란을 상대로 한 준결승 2차전에서 결승골(1-0)을 터뜨리는 등 이번 시즌 UCL에서 3골을 뽑아냈다.
알바레스와 마르티네스, 둘 중 누가 다섯 번째 위업을 이룰까? 맨체스터 시티와 인터 밀란의 대회전은 벌써부터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며 달아오르고 있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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