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다르빗슈-9회 오타니, 자원등판이었다…日감독 “안 던지겠다는 말을 안 해”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22 13: 50

일본의 14년 만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 뒤에는 메이저리거 듀오의 헌신이 있었다. 
일본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3-2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1라운드 4전 전승에 이어 8강에서 이탈리아, 4강에서 멕시코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오른 일본은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세 번째 WBC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일본은 도고 쇼세이(23), 다카하시 히로토(21) 등 영건들로 구성된 불펜진으로 미국 타선을 7회까지 1점으로 봉쇄한 뒤 3-1로 앞선 8회 선발 자원인 다르빗슈 유를 전격 마운드에 올렸다. 메이저리그 베테랑 투수를 불펜으로 기용해 미국 타선을 막겠다는 일본 벤치의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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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는 첫 타자 놀란 아레나도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후속 카일 슈와버를 만나 추격의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무려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 마지막 스플리터가 야속하게도 우중간 담장 너머로 향하며 이번 대회 등판한 3경기서 모두 홈런을 맞는 불명예를 안았다. 
다르빗슈는 계속해서 트레이 터너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지만 J.T. 리얼무토를 유격수 뜬공, 세드릭 멀린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마지막 9회에는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오타니가 마무리투수로 등판했다. 오타니는 선두 제프 맥닐의 볼넷으로 처한 무사 1루서 무키 베츠를 병살타 처리한 뒤 미국 대표팀의 심장이자 LA 에인절스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사진]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기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뻤다. 젊은 투수들이 미국 타선을 상대로 열심히 던졌고, 이는 훌륭한 경험이 될 것으로 믿는다. 또 오늘 경기를 통해 야구를 하고 싶어 하는 어린 아이들이 많아졌을 것 같다”라고 감격의 우승 소감을 전했다. 
다르빗슈, 오타니의 구원 등판과 관련한 뒷이야기도 전했다. 이들의 8회, 9회 출격은 팀의 경기 플랜이 아닌 개인의 헌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구리야마 감독은 “다르빗슈, 오타니는 한 번도 던지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사실 오늘과 같은 불펜 기용은 시차 적응으로 인해 예전부터 고려를 많이 했던 부분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뭔가 방법을 강구하던 도중 선수들과 의논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남다른 헌신을 뽐낸 오타니는 타자로 7경기 타율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투수로 3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의 맹활약을 펼치며 이번 대회 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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