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에서 포수 정체성 되찾기..."강남이 형 든든하게 받치겠습니다" [오!쎈 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04 14: 50

새로운 소속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으려고 한다. 올해 롯데에 새로 합류한 포수 이정훈(29)은 '약속의 땅'에서 다시 도전한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로 KIA에 지명을 받았던 이정훈은 타격에서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방출을 당했다. 
2군에서는 375경기 통산 타율 3할2푼 348안타 30홈런 198타점 OPS .895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었다. 그러나 1군에서는 통산 61경기 타율 2할2푼9리(157타수 36안타) 2홈런 17타점 OPS .645의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군 폭격이 1군으로 이어지지 않은 케이스다. 그리고 포수 포지션에서 타격 이외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방출의 운명을 맞이했다.

2일 오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롯데는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했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투수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을 영입, 뎁스를 대폭 확충했다. 롯데 이정훈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2.02 /ksl0919@osen.co.kr

하지만 일단 타격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고 롯데는 이정훈의 방출 소식을 듣자마자 데려왔다. 이정훈은 망설이지 않고 롯데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새출발을 했다. 
부산, 그리고 사직구장은 이정훈에게 '약속의 땅'이다. 이정훈이 이름을 알렸던 곳이 바로 사직구장이었다. 지난 2021년 5월5일 사직 롯데전에서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펼쳤고 이튿날인 6일에는 데뷔 첫 홈런까지 뽑아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체력테스트를 하는 날 사직구장에 처음 왔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 항상 원정 출입구로 다니다가 홈팀 선수들이 다니던 입구로 들어가니까 감회도 색다르고 많이 설레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괌 스프링캠프에 선발대로 합류해서 새로운 동료들과 얼굴을 익히고 친해지고 있는 과정이다. 그는 "선발대 선수들과 대화도 많이 해보고 투수들 공도 많이 받아보고 나름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장 이정훈은 포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싶다. 포수를 포기할 수 없었다. 롯데 역시도 이정훈의 포지션을 포수로 표기했다. 그는 "포수 준비를 하면서 고관절 유연성을 강화했고 포수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라며 "이전 소속팀에서는 타격에 강점을 살린다고 1루와 포수를 병행했다. 포수 훈련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포수 훈련을 많이 받으려고 했다. 포수로 경기 감각을 빨리 깨우려고 한다. 무조건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3일 오전(현지시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롯데는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했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투수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을 영입, 뎁스를 대폭 확충했다. 롯데 이정훈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2.03 /ksl0919@osen.co.kr
"KIA에서 방출될 줄 몰랐다"는 이정훈. 다소 혼란스러웠던 지난 겨울이었지만 롯데에서 새출발을 어렵지 않게 선택한 이유는 '최고의 스승'인 박흥식 수석 코치가 있었기 때문. KIA 시절 당시 박흥식 2군 감독과 함께 이정훈은 타격에 눈을 떴다. 방출 통보를 받았을 때도 이정훈은 먼저 연락을 했다. 박 코치는 "이정훈이 왜 방출이 됐는지 모르겠다"라면서 안타까워했지만 곧장 롯데의 부름을 받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훈은 "KIA에 있을 때도 자주 안부 인사를 드렸고 제일 좋아했던 최고의 스승님이셨기 때문에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제가 신인 때 코치님께서 마무리캠프 때 훈련 끝나고 항상 축구장 3바뀌 씩 돌게 하셨고 스윙도 많이 향상되게끔 알려주셨다. 그 덕분에 저도 타격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당초 롯데는 이정훈을 좌타 대타 요원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는 포수로서 이정훈을 고려하고 있다. 타격은 뒤떨어지지 않지만 결국 수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정훈 역시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유)강남이 형이 오셨기 때문에 저는 포수로서 강남이 형을 든든하게 뒷밭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수비 훈련에 계속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롯데 팬들에게 항상 성실하게 야구를 잘 하는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 그만큼 노력을 할 것이고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일 오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롯데 이정훈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02.02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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