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홈런? 당연히 칠 수 있어야”…국민타자 질책에 각성, 115억 거포가 깨어난다 [오!쎈 시드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02 18: 01

이제는 FA 첫해의 부담도, 주장의 중압감도 없다. 그리고 자신을 부활시키기 위해 국민타자와 과거 MVP의 영광을 함께한 타격코치가 뭉쳤다. 두산 4번타자 김재환(35)이 2023시즌 40홈런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2022시즌에 앞서 원소속팀 두산과 4년 총액 115억 원에 FA 계약하며 잭팟을 터트린 김재환.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첫해 128경기 타율 2할4푼8리 23홈런 72타점 OPS .800의 부진 속 ‘먹튀’ 논란에 시달렸다. 슬럼프 장기화로 8월까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고, 9월부터 반짝 반등하며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지만 23홈런은 김재환이 두산 4번타자로 도약한 이래 두 번째로 적은 개수였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사령탑 부임과 함께 김재환을 직접 만나 문제점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KBO 통산 홈런 1위(467개)의 이 감독은 “작년 팀 홈런이 101개더라. 4번타자가 40개를 쳤으면 130개까지 올라갔을 텐데. 타율도 2할5푼이다. 6월에는 2할4푼 정도 쳤으니 팀 타율보다 낮다”라고 질책하며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한데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론 고토 코치가 잘하시겠지만 네 스스로 뭐가 문제였는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두산 김재환 / 두산 베어스 제공

홈런왕 출신 사령탑의 질책은 4번타자를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 2일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만난 김재환은 “감독님 바람이 곧 내 바람인 것 같다”라며 “사실 감독님 말씀을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40홈런은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당연히 할 수 있게끔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전했다. 
김재환에게는 2023시즌이 부활의 적기다. 주장 완장을 허경민에게 건네주며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2018년 44홈런 MVP 수상을 도왔던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재회했다. 또한 4번타자 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양의지까지 복귀하며 4번에서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환은 “일단은 많은 부분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서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고토 코치님과도 호주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이승엽 감독님께도 많은 걸 배우고 싶다. 차근차근 감독님의 장점을 흡수하도록 하겠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새 주장 허경민을 향한 응원과 격려도 잊지 않았다. 허경민은 지난달 김재환에게 “이제 고생은 내가 할 테니 형은 홈런만 많이 쳐 달라”라고 메시지를 남겼던 터. 김재환은 “날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마웠다. 그리고 든든하다. 원래 잘했던 친구라서 걱정은 하나도 안 된다”라며 “두산은 주장 혼자서만 하는 팀이 아니다. 원래 함께 같이 했던 팀이라 베테랑으로서 (허)경민이를 많이 돕겠다”라고 밝혔다.
다행히 몸 상태도 큰 문제는 없다. 김재환은 작년 10월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그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었고, 김재환은 상태를 회복해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2023시즌 풀타임도 문제가 없을 전망. 
김재환은 “감독님, 코치님들이 걱정을 해주시는데 그에 비해 상태가 너무 좋다. 사실 수술하기 전이 더 안 좋았기 때문에 이제 괜찮다”라며 “사실 처음 수술했을 때 인대가 끊어진 것처럼 기사가 나와서 당황했다. 그런데 수술은 정말 간단했다. 수술도 스프링캠프에 지장이 없다고 해서 한 것이었다. 지금은 송구 훈련만 조금 조절하고 있는데 나머지 훈련은 다 똑같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재환의 올해 목표는 개인의 부활과 더불어 팀이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우승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김재환은 “목표는 우승이다”라는 짧고 굵은 각오로 2023시즌 반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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