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 주전→亞대표→유격수 정착...사령탑의 작심 로드맵, 천재는 응답할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02.02 08: 00

"장차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
KIA 타이거즈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의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2년차 김도영(19)의 도약 여부이다. 작년 시범경기 타율 1위에 올라 뜨거운 관심과 '천재루키' 소리까지 들었다. 만원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개막전 리드오프로 출전했으나 무안타 굴욕을 당했다. 결국 한 달만에 백업맨으로 밀려났다. 
김종국 감독은 이후에도 백업맨으로 활용했다. 발이 빨라 주루능력이 뛰어나고 수비력도 점점 안정감이 생겼다. 대주자와 대수비로 출전기회를 부여했다. 가끔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기도 했다.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 타격도 점점 적응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3 연봉도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랐다. 

KIA 김도영이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을 향하고 있다./OSEN DB

아직 백업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3루 주전은 류지혁이다. 트레이드 이적생 변우혁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김 감독은 3루수와 유격수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도영이 3루수 주전이 되면 여러가지로 플러스가 된다. 타격에서 조금만 잘하면 수비력과 주력이 있으니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도영의 주전 도약을 주문한 이유가 또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이다. 작년처럼 백업이라면 태극마크는 언감생심이다. 타격능력을 끌어올려 주전이 되면 대표팀 리드오프로 후보까지 오른다는 희망이다. 김 감독은 "그래서 도영이가 올해 잘해야 한다. 작년 아시안게임이 연기된 것은 도영에게는 큰 기회이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한 발 더 나갔다. 장기 플랜이다. "도영이를 당분간 3루수로 쓰겠지만 장차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언젠가는 유격수를 맡아야 팀이 강해진다는 뜻이다. 올해 34살이 되는 김선빈의 후계를 대비한 내야진 밑그림이다. 김도영이 유격수를 맡으면 박찬호가 2루수로 이동하는 그림이다. 1루와 3루 코너 내야는 황대인과 변우혁 등 거포들이 포진하는 꿈의 내야진이다.
그만큼 김도영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감독의 밑그림대로 도약하고 주축이 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팀의 공수주 전반에 걸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데뷔 시즌은 용두사미에 그쳤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도착하며 마음가짐도 남다를 것이다. 김도영의 두 번째 시즌이 창대하다면 KIA는 강자가 될 수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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