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감독 파울루 벤투)이 2022 카타르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최종 모의고사를 봐도 그렇다. 역시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과 맞붙은 마지막 평가전(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터뜨린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이 두세 골 차로 승리를 끌어냈을지라도 “당연하다”라는 반응이 나올 만한 경기였다. 그런데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전광판에 아로새겨진 최종 스코어는 1-0이었다. 갈채와 환호가 잇달아 터져 나왔지만, 아쉬움의 탄성이 섞여 나올 수밖에 없었음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었다고 할까. 역시 축구는 ‘골이다!’ 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 골이 터져 줘야 제맛이다.
이 맥락에서,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훗날 팬들의 가슴속에 역사적 시즌으로 길이 간직될지 모르겠다. EPL 역대 최다 골 시즌 가능성이 커 그만큼 팬들도 기대감을 부풀린다. EPL 홈페이지도 이 점에 착안한 뉴스를 관련 아이템 3건까지 4건씩이나 올려놓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더구나 역대 최다 골 시즌 기록 수립 가능성을 높이는 한 요인으로 손흥민이 골 침묵에서 깨어나 포효하고 있음을 꼽아 눈길을 끈다.
손흥민과 홀란, 신기록 수립 요인으로 손꼽혀
EPL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 뉴스에선, 힘차게 출발한 2022-2023시즌이 초반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 가 신기원을 열리라 전망했다. 지금처럼 초반의 골 폭발이 이어져 뒷날 새 기록이 수립된 시즌으로 회자되리라 내다봤다.
EPL은 1992년 풋볼리그 1부에서 탈바꿈해 출범했다. 그리고 1995-2996시즌부터 20개 팀 체제로 개편돼 오늘에 이르렀다. FIFA의 권고를 받아들인 데서 이뤄진 팀 수 축소였다.
이때부터 2021-2022시즌까지 27번 치러진 EPL에서, 가장 골이 많이 나온 시즌은 2018-2019시즌이었다. 이 시즌에, 총 1,072골이 터져 경기당 평균 2.82골의 골 풍작을 기록했다(표 참조).
그러나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 페이스인 2.96골에 비하면 상당히 뒤떨어짐을 금세 알 수 있다. 만일, 이 페이스를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 간다면 산술적으로 1,124.8골이 나온다. 곧, 역대 최다 골 1위에 자리한 2018-2019시즌을 훨씬 압도함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번 시즌 역대 최다 골 풍년은 4라운드 리버풀-AFC 본머스전(8월 27일·이하 현지 일자)에서 일찌감치 조짐을 보였다. 리버풀이 물경 9골을 쏟아부으며 그 단초를 열었다. 9골이 쏟아진 이 경기를 비롯해 6골 이상이 쏟아진 판이 7경기에 이른다.
손흥민이 선봉장으로 활약하는 토트넘도 한몫했다. A매치 기간에 들어가기 전에 치른 9라운드(9월 17일)에서, 레스터 시티를 6-2로 대파했다. 모두 8골이 터져 이번 시즌 두 번째 최다 득점 경기에 자리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해트트릭을 터뜨려 동면에서 깨어나 크게 기지개를 켰음을 알렸다.
물론, 이번 시즌 골 페이스가 역대 으뜸은 아니다. 2012-2013시즌엔 이번 시즌을 능가했다. 초반 68경기에서 202골이 터져 경기당 평균 2.97골이라는 엄청난 페이스를 보였다. 그렇지만 시즌은 용두사미 격으로 끝났다. 총 1,063골, 경기당 평균 2.80골에 그쳤다. 그래도 역대 5위에 자리하긴 했다.
이와 함께 이 뉴스는 EPL 입문 첫 시즌에 놀라운 골 사냥 능력을 뽐내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도 기록 경신 가능성을 크게 하는 요인으로 들었다.
EPL은 A매치 기간에 따른 휴지기를 끝내고 10월 1~3일 10라운드를 치르며 다시 열전의 장에 돌입한다. 그날부터 화끈하면서도 멋진 골 퍼레이드가 펼쳐질지 시선이 간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