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작가 홍수연, 작품 활동 30년 기념 개인전 ‘추상(抽象: Drawn Elephant)’ 개막

추상작가 홍수연, 작품 활동 30년 기념 개인전...


홍수연 작가의 개인전 ‘Drawn Elephant : 추상 抽象’이 8월 30일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 속에 개막됐다.

코리아나 미술관(관장 유상옥, 유승희)에서 열리고 있는 홍수연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추상 작가로의 작품 활동 30년이 되는 해에 열리는 기념전이다.

중견 작가의 예술 활동과 창의적 시도를 조명, 적극 후원하고 있는 코리아나 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회에 즈음해 “지난 30년간 ‘추상’ 회화에 천착하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홍수연은 차분한 단색 배경 위에 유영하는 비정형의 형상들을 치밀하게 구축해 화면 안에서 서로 밀고 당기는 균형과 긴장을 만들어 내고, 최근에는 그 형상들을 중첩하거나 부분적으로 해체해 또 다른 에너지를 표출하는 등의 회화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아왔다”고 그 뜻을 부여했다.

이번 전시는 홍수연 작가의 1992년 국내 첫 개인전 이후 작품 활동 30년이 되는 해에 개최되는 미술관 개인전으로 회화 및 드로잉 신작 15점과 2차원의 회화 속에 숨겨져 있던 이미지 레이어들과 시간, 속도, 공간의 함수와 같은 3차원의 요소들을 더해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영상 작품 2점 등 약 30점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 제목 ‘Drawn Elephant’는 ‘추상(抽象)’의 한자어 뜻을 직역한 영문으로,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상’자에 ‘모양 상(像)’자가 아닌 ‘코끼리 상(象)’자가 쓰인 것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인식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추상’의 본질에 더 다가가고자 했다.

이번 전시 제목 ‘Drawn Elephant : 추상 抽象’은 “자신 안의 잠재된 추상적 이미지를 끄집어내 형상화하려는 홍수연의 작업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라고 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전시는 코리아나 미술관 전관 2개의 전시실을 모두 사용한다. 관람객이 처음 만나는 전시공간인 c-gallery에서는 이번 전시의 주제와 연관된 기존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 공간에 전시된 ‘모순법(Oxymoron)’, ‘색조의 대화(Tonal Dialogue)’ 시리즈는 작가가 10여 년 전 색을 과감하게 제한했던 회색 시리즈 이후에 양극을 대치시켜 폭발하듯 색으로 녹여내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된 회화 작품들이다. 특히 신작과 연결되는 기존 작품들을 선별 전시하여, 새로운 챕터로 진입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적 진화를 총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음 전시실은 c-cube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의 새로운 공간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 공간에서는 작가가 이번 개인전을 위해 새롭게 시도한 ‘의미 있는 우연(Synchronicity)’ 회화 연작과 영상 작품 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의미 있는 우연’ 연작은 그간 홍수연 작가의 작업 근간이었던 통제적 과정과 강박적인 부분들을 해체, 이미지의 레이어가 쌓여가면서 구축되는 단단함을 풀어낸 작업이다.

회화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공간적, 시간적 한계를 넘어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한 영상 작업 ‘Drawn Elephant’와 ‘달이 진다’에서는 회화 작품의 과정에서 생성된 2차원의 이미지를 직접 촬영해 3차원적인 요소인 시간, 속도, 공간의 함수를 불어넣는 과정을 통해 다른 차원의 작품을 구성했다.

작가는 이를 두고 “회화 작업을 통해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레이어링 한다면, 영상 작업은 무의식을 드러내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풀어 설명했다.


이은주 미술사가(평론가)는 전시 작품에 대해 “홍수연의 기존 작업이 액화된 물질들의 연속 동작을 단일한 장면(Scene)으로 압축시켜온 것이라면, 물감의 이동 흔적과 중첩 과정이 그대로 노출된 최근작들은 이동의 시퀀스(Sequence) 자체를 펼쳐놓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그 결과 작품에서 피막처럼 고착된 표면의 완결감 보다 형태들의 연속적 움직임에 대한 환영이 한층 더 강력해졌다”고 평했다.

그에 덧붙여 이러한 변화로 인해 “관람자는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된 듯한 표면의 단절감을 느끼는 대신, 표면 안쪽의 시공간에 들어가 형태들과 함께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코리아나 미술관은 전시와 더불어 관람객들이 직접 홍수연의 작품 이미지를 레이어링해 자신만의 카드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도록 관람객 참여가 가능한 크리에이터스룸(Creator’s Room)을 함께 운영한다. 이 공간에서는 작가의 작업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영상과 이전 전시 도록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홍수연(52)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같은 대학원 졸업 후, 뉴욕 프랫인스티튜트(PrattInstitute) 대학원을 졸업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다가 9.11 테러 이후 귀국해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2년에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1996년 뉴욕에서 해외 첫 개인전 이후 포스코미술관(2001), 금호미술관(2002) 갤러리 인(2005), 분도 갤러리(2007), 토탈미술관 the room(2009), 갤러리 플랜트(2010), 갤러리 로얄(2015), 스페이스 소(2018), 인디프레스 갤러리(2019), NYB Gallery(2019) 등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10월 29일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한가위 연휴 기간(9월 9~12일)에는 쉰다.

글. 홍윤표 OSEN 선임기자

이미지 제공=코리아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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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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