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신영(신기남 전 국회의원), 두 번째 장편소설 '마요르카의 연인'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2.01.10 17: 09

신기남 전 국회의원이 두 번째 장편소설 '마요르카의 연인'을 펴냈다. 이쯤되면 4선 국회의원 이력은 따로 접어두고 소설가 신영으로만 불러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아들(신인선)도 트로트 가수를 하고 있으니 예술가의 피를 굳이 묻어둘 필요도 없어 보인다. 
이번 소설에는 해군장교와 피아니스트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해군장교라는 배경은 지극히 자전적이다. 
소설가 신영은 해군과 해병 장교를 육성하는 과정인 OCS(해군사관후보생대) 출신으로 해군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저자에 따르면 병역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영화 '사관과 신사'를 봤다고 한다. 영감이 떠올랐다. 한국의 OCS도 '사관과 신사'의 소재 못지않은 훌륭한 이야기를 풀어낼 풍부한 잠재력이 있는데....
그리고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마침내 2022년 벽두, '마요르카의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OCS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완성됐다. 
정치인 신기남은 현재에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책정보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20여 년간의 정치인생이 도서관정책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도 묘하게 '소설가 신영'으로 맥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첫 장편소설은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이다. 소설가 신영을 탄생시킨 이 작품은 삶과 역사와 정치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어낸 바 있다. 첫 작품에서 정치인의 때를 다 벗지 못했다고 친다면 두 번째 장편소설은 좀더 인간 본연에 다가가 있다. 
해군의 도시 진해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어디에서 결말을 맞이해야 할까 오랫동안 고민하던 저자는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그 답을 찾았다. 마요르카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게 된 저자는, 여기라면 오디세우스처럼 세계를 방황하던 그의 주인공이 진정한 영혼의 안식을 맞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확신을 얻는다. 
소설가 신영의 영혼 속에 들어 있던 이야기는 해군의 도시 진해에서 시작해 마요르카에 이르러 진하게 숙성된 맛을 풍긴다. 
입영열차가 진해역에 도착하자 무한한 미래를 품은 청년들을 역 앞 광장에 쏟아냈다. 해군장교가 되기 위해서 도착한 그들 사이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 이승현도 함께 있었다.
자유가 억압되던 군사정권 시절, 낭만적인 기질을 갖춘 법대생인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OCS에 합격해서 조국의 바다를 지킬 사명을 짊어지기로 한다.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혹독한 훈련 과정을 겪으면서 그는 군인으로서 장교로서 그 무엇보다 남자로서 눈부시게 성장한다.
가혹한 훈련 속에서 주어진 짧은 휴식, 이승현은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거리에서 우연히 듣게 된 쇼팽의 피아노 선율, 그 선율을 따라가다가 피아니스트 김은주를 알게 된다. 쇼팽으로 엮인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적인 사람임을 첫 눈에 직감하지만, 짐짓 그 운명을 시험하기로 한다. 하얀 정복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목련꽃처럼 늘어선 해군장교 임관식에 은주가 찾아오고, 그때부터 이 둘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게 된다.
'마요르카의 연인'은 다층적인 구조를 가진 소설이다. 해군장교를 거쳐 당당한 사내로 성장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현실과 이상 사이를 오디세우스처럼 방황하며 세계의 의미를 탐구하는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루어지지 않을 줄 알았던 사랑이 결국에는 운명처럼 이루어지고 마는 것을 목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혼을 공유한 진정한 사랑을 그린 연애소설이다. 진해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마요르카에 도달했을 때, 이 소설은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소설가 신영의 첫 작품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은 작년에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크로아티아어로 번역돼 번역돼 출간됐다. 뿐만아니라 크로아티아 정부의 후원을 얻어 영화로도 만들어 질 예정이라고 한다.
작가는 '마요르카의 연인'도 영화화되는 날을 꿈꾼다. 작품의 구상에 영감을 준 모티브가 영화 '사관과 신사'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작가는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사관과 신사'를 능가하는 해군영화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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