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애타는 부정(父情)’ 송진우, “아들을 용서해주세요”

[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애타는 부정(父情)’...
“어쨌든 아들이 잘못을 저질러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어린 나이에 겁도 없이 경솔하게 사건을...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존재인 송진우(55)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감독은 요즘 애간장이 타들어 간다. 차남인 송우현(25)이 음주 운전 사고를 저지른 것은 그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기껏 1군 무대에서 빛을 볼 즈음 한순간의 잘못으로 송우현은 키움 히어로즈 구단으로부터 방출됐고, 이제는 정처 없는 유랑자 신세가 돼버렸다.


“어쨌든 아들이 잘못을 저질러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어린 나이에 겁도 없이 경솔하게 사건을 일으켰습니다만, 애비로서는 그저 (아들이) 처벌을 받고 다시 운동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8월 8일에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켰던 송우현은 그 사흘 뒤인 11일 소속 팀인 히어로즈 구단으로부터 전격 방출 통보(웨이버 공시)를 받았다. 그로 인해 송우현은 졸지에 무적자가 돼 올해는 다른 구단으로도 갈 수 없는, 오도 가도 못 할 신세가 돼버렸다. 사고 후 강남경찰서에 입건됐던 송우현은 10월 8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검찰에 약식기소, 벌금형을 받게 됐다.

송진우 감독은 아들의 잘못을 마냥 안타까워했다. 어렵사리 1군 무대에 올라 이제 막 주전으로 발돋움하려는 마당에 일어난 사건이 아들의 장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거듭 “무조건 죄송합니다. 잘못한 죗값은 당연히 받아야겠지만 사실관계는 정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면서 “우현이가 키움 담당자하고 인터뷰하면서 경위를 밝혔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오해가 좀 있었던 듯합니다. 우현이의 기사 앞에 ‘역주행이나 가로수를 들이받고’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경찰이 확인한 결과) 사고가 났던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는 가로수가 없는 곳이었다. 가로수를 들이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아들이) 술을 마신 뒤 일차 대리운전을 했고, 그다음에 아는 형을 만나러 갔다가 주차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송 감독은 “아들이 물의를 일으켰으나 사실관계가 다르게 보도된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용서를 받고 다시 운동하기를 바라지만, 일반 팬들이 ‘큰 문제를 일으켰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어서 굳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으려고 합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아들이) 음주 전과가 없어 벌금형만 나올 것 같다. 처음 저지른 사건이지만 어쨌든 죗값을 치르고 다시 (야구단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여론이 나빠) 다른 구단도 탐탁해하지 않을 것이다. 시즌 뒤에 혹시 가능하다면 다른 구단을 찾아봐야 하는데, 사실 왜곡으로 인해 앞으로 다시 야구를 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이 앞선다는 얘기였다.

송진우 감독은 올해 독립리그에서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느라 기쁨을 느낄 겨를조차 없다.

그는 “사고 이후 히어로즈 팀장, 단장과 통화를 해 ‘죄송하다’ 얘기했습니다. 다른 사건(안우진, 한현희)도 있고 해서 저도 야구를 했던 처지여서 더욱 미안했습니다. 홍원기 감독이 우현이를 중용, 키워주려고 했는데 무조건 잘못했고, 미안할 따름입니다.”면서 “애비로서는 자식이 아직 나이 어린 선수고 연봉도 3000만 원입니다. 충분히 죗값을 치러야겠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선수 하나 만들기가 어려운데…. 애비가 잘못 가르친 것입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송진우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 좌완투수였다. KBO 리그 최초 200승, 개인 통산 최다승(210승), 최고령 100세이브 등 눈부신 기록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를 증거 한다. 그런 그도 자식의 잘못 앞에는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게 됐다.

2015년 키움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던 왼손 타자 송우현은 경찰야구단을 거쳐 올해는 주전 외야수로 69경기에 출장, 타율 2할 9푼 6리(250타수 74안타), 3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촉망받았다. 그랬던 그는 뜻밖의 사고로 야구장을 떠났다. 그의 일탈 행위는 나무랄 수밖에 없으나, 그 아버지의 안타까워하는 마음만은 충분히 읽힌다.

글. 홍윤표 OSEN 고문

chuam@osen.co.kr

사진=한화 코치 시절의 송진우와 키움 소속일 때 그의 아들 우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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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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