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에이스, 감독 빼곤 모두 혹평…“몸상태 문제없다” 그래서 더 문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9.19 09: 24

 에이스에서 이제 4선발 아니 5선발로 혹평을 받는 신세가 됐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경기 연속 3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난타당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오직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만이 8000만 달러 에이스였던 류현진을 감싸고 있다.
류현진은 18일 미네소타전에서 2이닝 5피안타 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 12일 볼티모어 상대로 2⅓이닝 8피안타 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진 데 이어 2경기 연속 난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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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류현진의 낯선 모습을 보고 있다. 류현진이 '건강할 때' 이렇게 2경기 연속 3회에 강판된 것은 처음이다.
8월에만 7실점 경기를 두 차례나 기록하며 기복이 심했는데, 9월 들어서는 데자뷔 같은 충격적인 조기 강판이 연달아 나왔다. 8월 6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6.21으로 부진했는데, 9월에는 3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0.14로 참담하다. 
미네소타전이 끝나고 미국 매체와 토론토 담당 기자들은 류현진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MLB.com의 키건 매티슨 기자는 “최근 5경기 중 3경기는 완전히 엉망이었다. 타이밍도 이 때 그렇다”고 실망감을 드러내며 “지난 봄에는 에이스였다. 그러나 지금 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5번째 선발이 될 수 있다”고 혹평했다.
캐나다 매체 TSN의 스캇 미첼 기자는 “아웃카운트 6개 잡는 동안 5점을 허용했다. 이상적이지 못하다. 지금 류현진은 거의 믿을 수 없다”고 존재감에 실망했다. MLB.com은 “토론토는 신뢰할 수 없는 류현진이라는 2021년 마지막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스티브 필립스 전 뉴욕 메츠 단장은 캐나다 매체 TSN에 실린 칼럼을 통해 “류현진은 올 시즌 에이스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토론토의 4선발 투수다”라고 주장했다. 마치 이날 부진을 예견한 것 마냥.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의 부진에 대해 "문제는 커맨드에 있다. 원래 커맨드가 좋은 투수인데 요즘 공이 가운데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현진 같은 선수는 지금 흔들려도 어렵지 않게 원래의 잘하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기복이 있긴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 못하고 다음 경기에서는 잘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지난 번 양키스전처럼 잘하는 것을 모두가 지켜봤다.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 다음 경기에서는 잘 던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신뢰를 보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화상인터뷰에서 “몸 상태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날 부진은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홈런과 정타를 맞았다”며 “빨리 잊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 제구에서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몸에 문제가 없는데, 제구력이 흔들리는 것이 더 심각하다. 파이어볼러 투수가 아닌 피네스 투수인 류현진 스타일은 제구가 생명이다. 8~9월 반복되는 부진을 보면, 제구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필립스 전 단장은 류현진의 부진 원인으로 ‘피로 누적’을 지적했다. 올해 159⅔이닝을 던지며 커리어 통산 3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데뷔 첫 해 192이닝, 2019년 182⅔이닝을 던졌다. 또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2013년 30경기 출장을 경신할 전망이다.
필립스 전 단장은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등판 사이의 회복이다. 나이 든 투수가 시즌 막판으로 가면, 선발 등판 사이에 회복이 더 힘들어진다. 어떤 날은 기분이 좋고, 어떤 날은 그렇지 않다.  투수의 팔이 피로해지면 볼 스피드에 영향을 준다. 커맨드도 떨어진다”고 부진의 원인을 지적했다.
류현진은 직구 스피드가 90마일 이상 나오면 투구 내용이 좋은 편이다. 반면 88~90마일이면 최근 2경기 처럼 성적이 부진하다. 과연 류현진은 다음 등판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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