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못한 가을야구를 ML에서…전직 삼성맨 출세했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15 05: 4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그 중심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다린 러프(35)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를 9-1로 승리,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시즌 94승50패로 전체 30개팀 중 최고 승률(.653)을 질주 중인 샌프란시스코는 잔여 18경기에 관계 없이 가장 먼저 가을야구를 확정됐다. 
지난 2016년 이후 5년만의 포스트시즌. 시즌 전만 해도 하위권으로 평가된 샌프란시스코이지만 1년 내내 돌풍을 일으켰다. 팀 평균자책점 전체 2위(3.26), 홈런 2위(217개), OPS 4위(.768)로 투타 조화를 이루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9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LA 다저스를 가로막고 있다. 

[사진] 다린 러프 2021.07.19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케빈 가우스먼(14승5패 2.65), 앤서니 데스클라파니(11승6패 3.33), 알렉스 우드(10승4패 4.08) 등 1년 단기 계약했던 선발투수들이 기대 이상 투구를 하고 있는 가운데 10명의 타자들이 두 자릿수 홈런으로 고르게 터졌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삼성 라이온즈 4번타자 출신 러프다. 
2년째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 중인 러프는 올 시즌 108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65안타 15홈런 40타점 45볼넷 77삼진 출루율 .399 장타율 .534 OPS .933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 미달이긴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타자 중 브랜든 벨트(.937)에 이어 OPS 2위로 생산력이 높다. 
만 35세로 적지 않은 나이에 빅리그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내며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러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망주 출신으로 2012~2016년까지 5년을 뛰었다. 2013년 73경기 타율 2할4푼7리 14홈런 30타점 OPS .806을 기록했으나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삼성 시절 러프가 역전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 soul1014@osen.co.kr
2017년부터 한국으로 넘어와 삼성에서 3년을 활약했다. 이 기간 삼성은 9-6-8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하며 깊은 암흑기를 보냈지만 러프가 있어 4번타자 걱정은 하지 않았다. 연봉 문제로 삼성과 재계약에 실패한 뒤 지난해 미국으로 돌아온 러프는 마이너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단축 시즌이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 끝에 올해는 연봉 127만5000달러 메이저 보장 계약에 성공했다. 
플래툰 시스템으로 풀타임 주전은 아니지만 주 포지션 1루 외에 좌익수, 우익수 등 내외야를 넘나들며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뛰고 있다. 좌투수 상대 타율 2할8푼8리 9홈런 OPS 1.043으로 특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홈런 15개 중 7개가 동점 상황에서, 3개가 1점차 승부에서 터져 영양가 만점이었다. 
[사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1.09.14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에서 3년간 가을야구를 해보지 못한 러프이지만 올해 빅리그에서 꿈을 이뤘다. 필라델피아 시절에도 5년간 팀이 하위권을 맴돌아 가을야구는 꿈도 못 꿨다. 만 35세 늦은 나이에 드디어 첫 가을야구를 경험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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