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우승 스타’ 장하나의 농담, “너무 운동에만 몰두해, 결혼은 할 수 있을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09.12 18: 26

 장하나(29, BC카드)가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 1,600만 원)에서 우승했다.
장하나가 우승하면 다뤄야 할 스토리가 많다. 한국 여자프로골프를 대표하는 인물이니만큼 기록은 기록대로, 사연은 사연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쌓이고 쌓였다.
장하나는 가을에 기운을 내는 선수다. “장하나가 우승했다. 가을이 왔다”는 기사 제목이 하나쯤은 나온다. 

장하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9.12 / soul1014@osen.co.kr

올해도 마찬가지다. 가을의 문턱인 9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6,689야드)에서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의 우승컵은 개인 통산 15번째 우승을 챙긴 장하나의 몫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첫 우승이 6월에 나왔다. 6월 6일 끝난 ‘롯데 오픈’에서 시즌 마수걸이 우승을 했다. 사람들은 장하나의 가을 기운이 초여름으로 옮겨온 것 아니냐며 수군거렸다. 가을에 제 기운을 내지 못하면 그것도 썩 좋은 그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하나는 ‘가을의 약속’을 올해도 지켰다. 그것도 우승상금이 2억 1,600만 원이나 되는 메이저대회다.
이 대회는 장하나와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은 대회다. 2012년 장하나가 데뷔 첫 우승을 올린 대회가 바로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다. 첫 우승 후 9년만에 15번째 우승컵을 같은 대회에서 들어올렸다.
12일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장하나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는 10언더파 278타(69-69-69-71)다.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1타밖에 못 줄였으니 살얼음 승부가 벌어졌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위인 박현경의 성적이 3언더파다. 선두 장하나와 7타차가 났다. 장하나가 자신과의 싸움을 펼친 최종라운드라고 보는 게 맞다.
비슷한 상황이 작년에도 있었다. 작년대회는 김효주가 우승했는데, 당시 김효주의 성적이 최종합계 10언더파였다. 그런데 최종라운드에서 김효주는 3오버파를 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위 고진영과 8타 차이로 우승했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의 코스 세팅이 메이저대회에 걸맞게 아주 까다롭다. 선택된 자에게만 홀로 딴 대회장 같은 성적을 허용한다. 2021 시즌에서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마음을 연 스타는 장하나였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장하나는 “사실 20승을 하고 영구 시드권을 받는 것이 목표였는데, 영구 시드권 기준이 30승으로 올라가 먼 이야기가 된 것 같다. 그래도 우승은 할 때마다 새로운 것 같다. 우승을 많이 했다고 여유가 있다 그런 것은 특별히 없고, 그냥 이번 대회 코스는 타수 차이에 상관없이 뒤집힐 수 있는 코스라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종료 후 우승을 차지한 장하나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09.12 / soul1014@osen.co.kr
장하나는 이런 농담도 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지금의 고민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항상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했다. 이번 시즌에도 우승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동계 훈련을 끝낼 때 후회한 적 없고, 자신감이 가득했지만, 매년 우승을 해 온 기록이 있어 부담감이 있긴 했다. 지금 특별히 골프 쪽으로는 고민이 없다. 다만 현실적인 고민은 있긴 하다. 너무 운동에만 몰두해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 답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1번홀 박민지가 티샷 이후 오지현을 부르며 뛰어가고 있다.   2021.09.12 / soul1014@osen.co.kr
최종합계 1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오른 박민지는 의미 있는 기록 하나를 세웠다. 단일 시즌 최다상금 기록 경신이다.
박민지는 공동 4위 상금 5,400만 원을 보태 2021시즌 누적 상금이 13억 3,330만 7,500원이 됐다. 이 상금은 종전기록인 2016년 박성현의 13억 3,309만 667원을 뛰어 넘는다. 기록경신에 대해 박민지는 “사실은 몰랐다. 아직 한참 차이가 있는 줄 알았다. KLPGA의 상금 규모가 커져서 기록을 경신하는 데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 목표로 했던 것 이뤄서 기쁘고, 앞으로 남은 대회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잘되거나 안되거나 변함없이 씩씩하게 내 골프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정민이 최종합계 2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고, 최혜진이 박민지와 공동 4위, 김효주가 이븐파로 단독 6위에 올랐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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