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리빌딩 타선, 2000년대 최저 타율…수베로호 첫 위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5.14 05: 32

최악의 시즌이었던 지난해보다 못하다. 리빌딩 중인 한화 타선의 부진이 심각하다. 2000년대 KBO리그 최저 타율까지 떨어졌다. 
지난 13일까지 한화는 팀 타율 2할4푼1리로 10개팀 중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리그 타율(.264)보다 2푼 이상 낮다. 리그 꼴찌였던 지난해 팀 타율(.245)보다 더 낮다.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2012년 넥센(.243)을 넘어 2000년대 최저 팀 타율 기록이다. 타율의 가치가 예전만 못한 시대이지만 가장 직관적인 수치다. 출루를 강조하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의 영향으로 출루율이 오르긴 했지만 타율과 장타율은 떨어졌다. 출루만으로는 경기를 이길 수 없다.
팀 내 3할 타자가 전무하다. 노시환(.291) 하주석(.289) 정은원(.278)이 2할대 중후반으로 분전하고 있지만 나머지 타자들의 에버리지가 떨어진다. 팀 홈런도 9위(14개). 4월 중순까지 뜨거웠던 노시환도 최근 14경기 연속 무홈런으로 숨을 고르고 있다. 이럴 때 중심을 잡아줘야 할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는 27경기 타율 2할5푼7리에 홈런은 1개뿐. 새 외국인 타자에게 적응기는 필수이지만 물음표가 점점 커진다. 

한화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jpnews@osen.co.kr

무엇보다 젊은 타자들의 페이스가 4월보다 5월에 현저히 꺾였다. 노시환(.329→.211) 하주석(.321→.222) 장운호(.284→.250) 유장혁(.211→.105) 임종찬(.158→.111) 등 주전 타자들의 타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정진호(.389) 김민하(.353) 이해창(.333) 노수광(.318) 최재훈(.316) 등 30대 선수들의 페이스가 올라왔지만 타석수가 많은 20대 선수들의 페이스 저하가 타선 침체를 불렀다. 
경기 종료 후 한화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sunday@osen.co.kr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시즌이 진행되면서 상대도 우리를 분석한다. 젊은 타자들에게 직구보다 변화구가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직구를 노리는 타이밍에 변화구가 오면서 대처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어린 선수들이 힘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을 잘 극복하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가 있을 텐데 타석의 결과보다 과정을 보고 평가하고 있다. 투수와의 볼카운트 싸움, 강한 타구 생산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면 리빌딩을 각오한 한화는 당장의 승리만큼 선수 개개인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개막 두 달째로 접어들었지만 수베로 감독은 여전히 선수 평가 과정에 있다. 1군 엔트리나 선발 라인업을 크게 흔들지 않은 채 지켜본다. 그는 "정은원, 하주석, 노시환 등 중심 선수들은 타순을 고정할 것이다. 2번을 비롯해 나머지 타순은 여러 명 바꿔가면서 누가 적합한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까지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로 선전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간 한화는 최근 6경기에서 1승5패로 급락했다. 이 기간 평균 득점이 2.5점. 찬스를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지던 집중력이 흐려졌다. 무모할 만큼 과감한 주루와 번트 시도로 득점을 짜내려 하지만 쉽지 않다. 힐리마저 최근 3경기 연속 등에 담 증세로 벤치를 지켰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jpnews@osen.co.kr
주중 대전 NC전 스윕패를 당한 한화는 롯데에 공동 9위를 내줬다. 순위는 다시 최하위. 시즌 전 이 정도 시련을 예상 못한 것은 아니지만 패배가 주는 스트레스가 팀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수베로 감독에게 찾아온 첫 번째 위기. 한화의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건 모두가 인지하고 있으나 리빌딩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수베로 감독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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