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출신 첫 대학총장 박노준, "스포츠인의 ‘롤모델’이 되겠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0.03.09 11: 03

-야구선수 출신으로 첫 대학총장,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파
-안양대 인지도를 더 높여 성공적인 비즈니스 총장이 되겠다
고교시절 ‘오빠부대’를 거느렸던 아마추어 최고 야구스타 출신으로서 가는 길마다 이정표를 세웠다. 프로야구 선수출신으로서 최초의 프로야구단 단장이 된 기록을 세운데 이어 학계로 나가 야구선수 출신 첫 대학총장의 직위에 올랐다. 요즘 야구는 물론 스포츠계 최대 화제가 되고 있는 주인공은 박노준(58) 안양대학교 총장이다. 한마디로 한국야구계에서는 가지 않는 길을 걷는 ‘선구자’인 셈이다. 지난 2월 11일 프로야구 선수 출신 교수에서 이제는 대학총장으로서 성공하기 위해 첫 발을 뗀 박노준 총장을 만나보았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첫 대학총장이 된 소감은
▲자긍심과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 야구선수 후배들에게 야구계가 아닌 학계에서도 얼마든지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자부심이 있다. 앞으로 후배들이 학문에도 정진해 성공하는데 ‘롤모델’이 되고 싶다. 더 많은 후배들이 더 공부해서 학계 등으로 진출하면 야구계 등 스포츠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전주 우석대 교수에서 안양대학교 총장으로 추대된 계기는
▲서창훈 우석대 이사장님께서 평소 친분이 있던 안양대 김광태 이사장님께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총장이 공석이던 안양대는 인지도를 더 높이면서 비즈니스도 가능한 총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야구스타 출신이자 경영학을 전공한 나를 적임자로 선택한 만큼 최선을 다해 학교발전에 기여하겠다. 우석대에서 정교수로 재직중 서이사장님을 옆에서 보필하며 보고 배운 것이 안양대 총장을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은 매니지먼트 측면이 강한 총장이 되는 추세로 마케팅면에서는 자신이 있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욕먹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안양대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우리학교는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안양시에 위치하는 등 수도권 대학으로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협회 회장으로서 안양대에 체육대학을 설립하도록 노력하겠다. 출산율 저하로 점점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야구를 비롯해 대다수 스포츠종목에서 고교선수들 중 대부분이 프로진출이나 대학진학을 못하면서 운동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구만 볼 때 고교졸업선수 500명 중 100명 정도가 프로에 진출하고 나머지는 대학 등으로 가야한다. 대학도 인원이 많지 않다. 이들에게 대학진학의 길을 열어줘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의 인원을 조정해서 체육대학을 만들 계획이다.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 의학 등 스포츠 관련학과를 개설해서 다양하게 공부하며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하겠다.
또한 10만평이 넘는 부지가 있는 인천시 강화도 제2캠퍼스를 적극 활용해 ‘스포츠 아카데미’를 개설할 계획이다. 프로스포츠 단체들과 연계해서 협약을 맺고, 엘리트 선수출신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에게도 스포츠 관련 교육기회를 제공할 작정이다.
덧붙여 미진한 분야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내가 쌓아온 정재계 인사들과 더 적극적인 교류를 펼쳐 졸업생들의 사회진출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학교 운영에 대해 전권을 받은 만큼 임기 3년 동안 전력을 다하겠다.
-선수시절부터 공부에 남다른 열정이 있었다고 들었다. 어떤 식으로 공부를 했는지
▲어릴 때부터 공부에 관심이 많았다. 몸이 약해 야구선수가 됐지만 대학때부터 꾸준히 공부를 했다. 대학(고려대학교) 진학 때 대개 운동선수들이 체육교육학과로 진학했지만 나는 경영학과를 택했다. 선수생활이 끝나고 나면 사업이 하고 싶었다. 당시 경영학과 교수들 중 한 분이 어윤대 총장님이시다. 은사이신 어 총장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프로야구 선수가 된 이후에도 영어 공부에 힘쓰는 등 꾸준히 학업을 계속했다. 석사는 성균관대에서 따고 호서대학교에서 스포츠 마케팅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5번의 박사 논문 도전끝에 딸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 우석대 교수로 부임했다. 운동선수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기 위해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덕분이었다.
-고교야구 최고 스타였지만 프로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선수시절의 아쉬움이 있다면
▲부상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원래 유연성이 부족한 몸으로 무모하게 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에 따라 어깨, 팔꿈치, 다리 등 여러 곳에 7번의 부상을 당했다. 그러니 기록도 안나왔고 성적도 부진했다.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몸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지 못한 것이 프로에서 실패의 한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트레이너들이 체계적으로 선수별 프로그램으로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무조건 열심히 던지고, 치고, 뛰는 것이 최고인 것으로 알았다. 예전에는 무모하게 운동했다. 그래도 12년간 프로선수생활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후배들은 자신의 몸상태에 맞는 운동프로그램으로 롱런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운동을 하면서도 공부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만 은퇴 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 첫 선수출신 단장을 경험하는 등 야구계에도 족적을 남겼는데
▲2008년 히어로즈 프로야구단 단장을 맡아서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한국프로야구사에 기여했다는 점에서는 뿌듯하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첫 단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야구단 운영을 하면서 이장석 사장 등 당시 경영진과 대립 끝에 물러났다. 하지만 히어로즈 구단 창단을 이끌어 8개 구단 체제를 유지시키고 10개 구단 체제로 발전하는데 디딤돌을 놓아 한국프로야구로선 다행스러운 부분이었다. 그 때 히어로즈 구단이 없었다면 한국프로야구는 파국이었다. (박총장은 국내프로스포츠 전체 중에서 유일한 경영학 박사이면서 프로출신으로는 첫 대학총장이다. 농구계 출신인 방열 현재 대한농구협회 회장이 대학(건동대) 총장에 오른 적이 있지만 방 회장은 프로선수출신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어떤 단체인가
▲지난 해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단체로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회원이다. 차범근 선수부터 김연아 선수 등 전직 국가대표 출신은 물론 현재 국가대표 선수들도 회원이다. 2만8000여명의 회원이 있다. 친목단체로서 초중고 선수들에게 장학금 지원 등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60개 종목을 대표하는 이사진과 20명의 부회장단 등으로 운영진이 구성돼 있다. (박총장은 대학1학년때인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한국국가대표로 출전, 투타에 걸쳐 조커로 뛰며 팀우승에 공헌했다. 덕분에 훈장과 함께 병역면제특별혜택을 받았다)
-야구선수, 프로야구단 단장, 방송해설위원, 대학교수, 국가대표선수협회 회장 그리고 대학총장까지 여러가지 이력을 갖게 됐다. 앞으로 계획은
▲하다 보니 여러가지 일들을 했다.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총장을 마친 후에는 스포츠 아카데미 활성화 등을 통해 운동선수 출신들에게 제2의 인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뜻있는 인사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에 잘만 연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
###Tip-안양대학교는 1948년에 설립된 대한민국의 개신교계 사립 대학교이다. 1993년 종합대학인 대신대학교로 개편하였고 1995년 안양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1997년 교육대학원ㆍ경영행정대학원ㆍ사회교육원, 2000년 일반대학원을 신설하였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1시간 이내로 가까워 교통편이 좋다.
/글.박선양 기자 sun@osen.co.kr
/사진.안양대학교 제공
[이 기사는 월간 'OSEN+'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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