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수룩한' 안데르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유구다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4.16 05: 51

"승리하면 바로 면도할 생각입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욘 안데르센 감독과 결별을 알렸다. 안데르센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에 부임해 위기의 인천을 추스렸다. 시즌 내내 강등권에서 허덕였지만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아 기적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인천은 이번 시즌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선수를 영입했다. 그만큼 기대가 높았으나 그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계약해지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14일 울산전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울산 신진호가 직접 퇴장 당한 뒤 남준재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일반적으로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일. 하지만 안데르센 감독은 끝까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었다. 선수단을 자신의 뜻대로 꾸린 안데르센 감독은 더이상 강등권에서 머무는 팀으로 남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감독이 뜻과 현실은 달랐다. 특히 부상자가 늘어나면서 어려움이 생기고 말았다.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부상자가 늘어났고 경기 운영을 제대로 펼치기 어려웠다. 최전방의 무고사가 쓰러지면서 정상적인 공격진을 구성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천전에는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다. 
한국 입국 후 항상 깔끔한 얼굴로 다녔던 안데르센 감독은 울산전을 앞두고는 모습이 달랐다. 표정은 어두웠고 덥수룩한 수염은 정리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지금 다른 것을 신경쓸 틈이 없다.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만약 승리를 거두면 깔끔하게 면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승부도 아니었고 승리하면 다시 깔끔한 남자로 변하겠다는 의지였다. 
또 한가지 약속이 더 있었다. 세월호의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던 안데르센 감독은 그 친구들에게 승리를 보내겠다는 약속도 했다. 
인천 구단 내부에서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갑작스럽게 안데르센 감독이 나간 것은 단순히 성적의 부진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구단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성적 문제가 아니다. 부상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서도 안데르센 감독은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결국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일단 안데르센 감독은 국내에서 모든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뒤 새로운 도전을 펼칠 예정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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