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최진숙, 완창판소리 ‘춘향가’ 공연서 아버지 고수, 탭 댄서와 협연

명창 최진숙, 완창판소리 ‘춘향가’ 공연서 아버지...
[OSEN=홍윤표 선임기자] ‘판소리’라면, 소리꾼 오정해의 명품 연기로 잘 알려져 있는 영화...


[OSEN=홍윤표 선임기자] ‘판소리’라면, 소리꾼 오정해의 명품 연기로 잘 알려져 있는 영화 『서편제』가 선뜻 떠오른다. 1993년에 상영돼 대중적인 인기를 크게 얻었던 이 작품은 이청준 작가의 소설을 바탕 삼아 만든 영화였다. 그 영화에서 아버지 유봉(김명곤 분)이 양딸 송화(오정해 분)의 눈을 멀게 하고, 송화가 애절한 목소리로 한이 서린 소리를 하는 대목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굳이 그 영화에 빗댈 것은 아니지만, 영화 서편제만큼이나 아름다운 장면을 만날 수 있는 ‘완창판소리’ 무대가 열린다. ‘딸은 소리를, 아버지가 북채를 잡는’, 국립극장이 야심차게 마련한 ‘완창판소리’ 무대, 명창 최진숙(49)의 춘향가 완창 공연이 그것이다. 국립극장의 대표 상설 공연인 완창판소리는 한국의 뿌리 깊은 전통 판소리 한바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이다. 완창판소리는 1981년에 시작한 이래 당대 최고의 명창, 소리꾼들이 꾸며온 공연이다.

4월 20일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펼쳐질 완창판소리 공연의 주인공인 최진숙 명창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로 정확한 성음과 강인한 통성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세종제 춘향가’를 6시간에 걸쳐 완창 할 예정이다.

최진숙 명창이 성우향 명창에게 이어 받아 선보일 ‘김세종제 춘향가’는 조선 8대 명창 중 한 명인 김세종이 정리한 춘향가를 뜻한다. 김세종 명창은 동편제와 보성소리의 장점을 고루 수용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조선 말기에 흥선대원군이 그를 특별히 아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온다. ‘김세종 춘향가’는 선율적 표현을 통한 사실적 표현이 우수하고 문학성이 뛰어난 판소리로 꼽힌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최진숙 명창의 아버지이자 스승 노릇도 했던 최영길(76) 명창이 고수로 나서 더욱 눈길을 끈다. 최영길 명창은 이번 공연에 북채를 거머쥐고 딸의 소리에 호흡과 장단을 맞출 작정이다.

더군다나 이번 최진숙 명창의 공연에는 유명 국악, 연예인들도 특별 출연, 한껏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아버지 최영길 명창과 더불어 ‘아쟁 명인’ 이태백과, 국립창극단원인 ‘국악신동’ 유태평양(27)이 고수로 나서 최진숙 명창의 소리를 한층 북돋우게 된다. 세 명의 고수(鼓手)외에도 ‘제4의 고수’로 등장할 예정인 탭 댄서 이연호(37)의 찬조 출연도 관심을 끈다. ‘고전적인 판소리와 현대적인 탭댄스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판소리 공연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무대인 것이다.

최진숙 명창의 부친인 최영길 명창은 1992년 전주대사습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는 1980년에 같은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고모 최난수 명창의 손에 이끌려 소리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최진숙의 고모할머니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이던 최난수 명창이고, 아버지가 최영길 명창이다. 최진숙 명창이 소리꾼의 가계를 잇고 있는 셈이다.

최진숙 명창은 서울국악예술고와 중앙대 음대(판소리 전공), 중앙대 대학원을 나와 현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와 고모할머니의 맥을 이어 받아 일찍이 타고난 소리꾼으로 자질을 과시했던 그는 학창시절부터 각종 경연과 놀이에서 장원상을 휩쓸었다.

KBS 주최 제15회 판소리 명창대회 학생부 최우수상, 동랑청소년종합예술제 판소리 부문 1등, 제6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부 장원, 제17회 전주대사습놀이 일반부 장원, 제9회 KBS 국악대경연 판소리 부문 금상 문화관광부 선정 오늘의 젊은 예술인상 수상 등 수상 경력을 주워 넘기기만도 숨 가쁠 지경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성우향 명창에게 판소리 춘향가, 심청가를 사사했고, 김수연 명창에게서 홍보가, 안숙선 명창에게서 수궁가를 사사하는 등 수련도 충실히 했다. 1993년부터 본격적인 무대 공연에 나서 이제 4반세기를 넘긴 공연 경력을 자랑하며 무르익은 큰 소리꾼으로 터를 구축했다. 춘향가 뿐 만 아니라 판소리 5마당을 모두 부를 수 있는 그야말로 완창 소리꾼이다.

아버지 고수와 딸의 소리 화음, 탭 댄스와 판소리의 이색적인 만남이 그려낼 ‘완창판소리’ 공연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chuam@osen.co.kr

<사진> 최진숙 명창의 모습(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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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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