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소설가 김하인의 치유 시집, '그대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1.22 10: 15

 베스트셀러 소설 ‘국화꽃 향기’의 저자 김하인이 시집 『그대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를 내놓았다. 사람들의 향수를 가장 강렬하게 자극하는 두 단어 '그대'와 '그때'가 제목에 모두 들어가 있다. 제목만으로 마음 한 켠이 알알해진다면 당신은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상태일 수도 있다. 
김하인은 2000년 출간한 『국화꽃 향기』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다. 『국화꽃 향기』는 1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본업은 소설가이지만 《현대시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책을 펴낸 지에이소프트(주)는 시집 『그대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를 '분주한 일상 속에 잊혀져가는 나 자신과 지나온 삶을 돌아보기에 좋은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176페이지나 되는 이 시집은 '그대'와 '그때'에 대한 소금기 있는 기억으로 축축하다. 분주한 일상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그대'도 '그때'도 그저 잊혀져가는 기억의 조각일 뿐이다. 이런 시집을 통해서 억지로 끄집어내야 그나마 생명력을 이어간다. 
너무 그립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그대가 그리운 건지
그때가 그리운 건지.
아님,
지금 둘 다 그립지 않은 게
못내 서러워
다시 한 가지라도
끝내 그리워진 건지.
- 무제Ⅰ
시집의 제목으로 이끌려 나온 '무제Ⅰ'의 싯구다. 너무 그립지만 정확히 무엇이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바쁘게 살다 보면 그러하다. 그리운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마냥 그리워 결국은 서러워지고 만다. 제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때'가 아니면 '그대'도 소용이 없다. 현실 속 다른 어디에 그대가 있을지라도 '그때'가 아니기 때문에 '그대'는 될 수 없다. 
아물지 못한 상처를 건드리는 쓰라림이 밀려 온다. 시인은 일부러 그 상처를 자극한다. 끝을 알 수 없는 지독한 그리움을 자꾸 건드려야 탁하디 탁해진 영혼이 조금이나마 맑아진다. 
시인 김하인은 일반적인 시 작법과는 다른 방식을 쓰고 있다. 운율과 압축, 그리고 함축으로 주제를 형상화하는 게 일반적인 시어라고 한다면 김하인의 싯구는 감정의 과잉노출이다. 
내가 사랑하는 여성을 향한
그리움들을 모아보니
나의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작은 마음이 되었다.
부디, 당신처럼
사람과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 시인의 말
솔직하다 못해 순진하기까지 하다. 감정은 절제 되지 못하고 노골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읽는 사람의 마음은 계속해서 아리다. 묵은 때가 많아서는 아닐까? 우회적이고 함축적인 시어로는 이미 때를 벗길 수 없는 상태로 내 감성이 찌든 건 아닐까? 
해답 없이 무뎌지기만 하는 우리의 실존을 향해 시인은 다시 외친다. “치유의 기쁨을 맛보길 진심으로 원한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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