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영 롯데제이티비 대표, “여행 ‘어디로→누구와’ 혁신으로 롯데 이름값..” [인터뷰]
OSEN 김제이 기자
발행 2018.11.01 10: 01

[OSEN=최영균 객원기자] 롯데 그룹의 계열 여행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롯데 명칭을 쓰는 여행사가 둘 있는데 그중 덜 알려진 롯데제이티비가 롯데 그룹의 적자다. 롯데제이티비는 롯데 그룹과 일본의 세계최대여행사 제이티비가 합자해 만든 여행사다. 그러다 보니 2007년 창립 후 10년 넘게 공동대표 체제가 유지됐는데 지난 8월 처음으로 단독 대표가 취임했다. 
영업 부문장에서 내부 승진한 박재영 대표다. 박 대표는 첫 단독 대표라는 상징성에 걸맞은 대도약에 나서고 있다. “롯데, 여행도 다르다”를 공인 받겠다는 생각. 다양한 혁신을 시도 중인데 특히 어디로 갈 지에서 시작되는 여행상품을 누구와 갈 지로 바꾸는, 여행업 패러다임 시프트가 우선 눈길을 끈다. 
ㅡ 창립 이후 첫 단독 대표다.

A. 합작사 창립 후 11년 동안 파트너십이 안정됐다. 회사가 본격적인 도약에 나설 때가 됐고 이를 위해 좀더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경영 집중화가 필요하다고 양사 의견이 일치했다. 
ㅡ 첫 단독 대표로서 복안은.
A. 먼저 여행 철학을 정립하고 그에 맞는 실행 방안을 추진해 여행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보고 싶다. 단독 대표에게 기대하는 회사의 도약은 그러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본다. 여행 철학은 여행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일 것이다. 
과거의 여행은 일회성으로 생활에서의 일탈이었다. 현재는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과거의 정형화된 2박3일, 7박8일 등 틀에 맞춰진 여행상품이 아닌 소중한 사람과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한 생활의 연장선상으로 진화했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 철학은 ‘소중한 사람과의 행복한 추억 만들기’이다. 여행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과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ㅡ 그런 철학에 따르면 기존의 여행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A. 소중한 사람을 철학의 중심에 놓으면 여행 상품은 ‘누구와 함께’인지가 구분 기준이 된다. 친구인지, 가족인지, 또 아이와 가는지 아니면 부모님과 가는지 등에 따라 여행 상품을 구분해 선보이고 있다. 홈페이지도 첫 화면을 다른 여행사 사이트처럼 여행지 중심으로 나눠 놓지 않고 누구와를 묻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게 개선 중이다. 
기존 여행 상품은 목적지를 정하면 상품의 내용은 거의 다 비슷하고 가격에 따른 숙소나 식사, 교통편의 등급 차이가 있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원치 않는 옵션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게 된다. 
하지만 누구와 함께를 기준으로 하는 여행 상품은 소비자가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옵션들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당연히 만족도도 올라간다. 그래서 소중한 사람과 여행으로 만드는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다.
ㅡ 특히 불필요한 옵션을 줄인다는 점은 호의적인 반응을 얻을 듯하다..
‘A. 소중한 사람과 만드는 행복한 추억 만들기’와 더불어 이번 변화에는 철학이 하나 더 있다. ‘똑똑한 고객을 위한 합리적 제안’이다. 롯데제이티비는 고객을 스마트하며 능동적이라는 전제하에 합리적인 상품만 제안하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불만이 제기되던 불필요한 옵션을 줄이는 것이고 여기서 더 나아가 합리성을 강화한 방안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그게 핏팩(Fit Pack)이다.
ㅡ 핏팩은 개별자유여행 F.I.T(Foreign Independent Tour)와 패키지여행 Package을 합친 용어 같다.
A. 자유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장점만 합친 상품이다. 가이드가 있는 자유 여행이자 내가 원하는 대로 먹고 보는 패키지 여행이라 생각하면 쉽다. 불필요한 의무 사항을 줄이고 여행객의 자율성을 강화한 것이다. 
예를 들면 가이드는 공항에서 호텔로 데려다 드릴 때만 필수적으로 함께 하고 나머지는 따라 다니지 않되 필요로 할 때 연락이 늘 가능한 형태로 여행 안에 존재한다. 문제가 있을 때, 식당을 스스로 찾아가 보려는데 조언이 좀 필요할 때 등 여행객이 필요로 할 때만 가이드가 여행객의 여행에 관여하게 된다.
ㅡ 핏팩은 처음 이야기한 ‘누구와 함께’로부터 시작되는 여행 상품과 별개인가.
A. 아니다. 핏팩이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추억 만들기 여행’ 그 자체다. 예를 들면 도쿄 핏팩은 부모님과 갈 때와 아이와 갈 때 상품이 나뉘어져 있다. 부모님 상품에는 온천이, 아이 상품에는 디즈니랜드가 들어가 있다. 그 외 몇 가지 필수 스팟은 상품에 포함되지만 식사를 하고 관광을 하는 대부분은 자유 여행에 가깝게 구성돼 있다. 
ㅡ 그러면 개별자유여행과는 어떻게 다른가.
A. 앞서 말한 가이드는 개별자유여행에 없다. 그 외에 여러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송영차량 제공이다.  버스를 이용해 시내와 숙소를 오가며 내려 드리면 정해진 시간 동안 알아서 식사하고 관광한다. ‘똑똑한 여행객’의 능동적인 여행을 롯데는 도울 뿐이다. 
차량 안에 와이파이 시설을 제공해 검색을 통해 해당 관광지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찾을 수 있게 한다. 가이드는 따라다니지 않지만 관광지 이동 때마다 기본 정보나 조언을 제공한다. 현재 핏팩은 도쿄와 오키나와만 1차로 운영되고 있는데 점차 해외 여행지 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ㅡ 기존 패키지 여행 상품을 여행자 입장에서 보완한 듯하다. 그 밖의 특징이 있다면.
A. 우선 여행비서 시스템이 있다. 우리는 여행객을 똑똑한 존재로 보지만 그렇다고 알아서 다 하라고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는다. 앞서 설명한 제한적인 현지 가이드가 그렇고 여행을 출발하기 전까지 챙기는 여행비서 시스템이 그러하다. 
여행비서 시스템은 출발전 중요 준비 단계마다 여행사에서 지정한 여행비서가 여행자를 체크해 놓치는 부분이 없게 만든다. 스마트한 여행객이더라도 사실 출발 전에는 아직 업무나 일상에서의 일들 때문에 필수적인 준비 단계를 놓치기 쉬울 수 있다. 이런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비서시스템 외에 투어바이저시스템도 있다
ㅡ설명한다면.
A. 여행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전에 철저히 검증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투어바이저는 개발된 여행상품을 체험하고 불편한 점이 있으면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개발 상품은 투어바이저의 꼼꼼한 체크를 반드시 거친다. 
자체적으로 반드시 검증, 보완한 후 상품을 공개하자는 롯데만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추억 만들기’에 가장 근접하고 완벽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함이다.
ㅡ결국 여행객의 자율성은 존중하되 불편함은 줄여주는 방식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여행 상품가격은 높아지지 않나.
A. 그렇지 않다. 항공, 숙박, 호텔-공항간 송영 등 단체 구매로 최대한 요금을 낮춰 놨다. 자유여행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패키지 여행의 불필요한 여행 옵션들이 많이 제외된, 내 맘대로 다니고 먹을 수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
ㅡ이런 변화 시도를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A. 롯데제이티비는 롯데 그룹의 유일한 계열 여행사다. 최고의 면세점 호텔 등 라이프 스타일 기업군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이 롯데다. 이 네임 밸류에 걸맞은 여행사로 여행업계에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의 여행사라면 타 여행사와 다르게 소비자가 여행 상품을 온오프라인에서 아울러서 접할 수 있는 옴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롯데제이티비는 백화점 및 마트에 매장이 있다. 온라인 및 모바일을 통해서 알게 된 여행상품을, 가족, 소중한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보내다가 그곳에 있는 롯데제이티비 매장에서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결정할 수 있다. 
롯데제이티비가 고객의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의 역할로, 퍼펙트 모멘츠(Perfect Moments)와 올웨이즈(Always) 고객 감동을 제공하면서 곁에 항상 함께 하는 기업이고자 한다. 호텔이나 면세점, 백화점을 생각하면 롯데가 떠오르듯이 여행하면 롯데제이티비가 떠오르게 하고 싶다./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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