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야구산책] 오지환 사태, KBO 마지막 구태가 되어야 한다

[이선호의 야구산책] 오지환 사태, KBO 마지막...


프로야구단들은 선수들의 병역 관리에 많은 공을 들인다. 2년의 경력 단절이 되는 입대는 전력손실을 불러온다. 그래서 손쉽게 금메달을 따고 병역 특혜를 받는 아시안게임은 보고였다. 1998 방콕 대회를 시작으로 2000년 부산 대회는 프로들이 대거 출전하는 등 이번까지 5번의 대회 가운데 4번을 우승했다

수 많은 선수들이 병역 특혜를 받았다. 이들은 경력 단절이 되지 않았고 대다수가 FA 기간을 채워 대박을 터트렸다. 몇 이닝 혹은 몇 타석만 소화하고도 4주의 기초군사훈련을 통해 복무를 마쳤다. 어느 순간부터 아시안게임은 병역 면제와 대박을 노리는 무대로 변질됐다. 그 누구도 문제의 심각성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다.

매 아시안게임 대표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미필선수들은 비율의 차이가 있을뿐 다수가 참여했다. 구단과 감독들까지 나서 은근히 자기 선수들을 홍보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사실상 구단별로 배분하기도 했다. 숱한 잡음이 있었지만 금메달을 따내면 봉합됐고,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졌다.

이번 대회 선발 과정도 비슷한 관행이 작동했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진 것을 몰랐다. 촛불혁명을 통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가 왔는데 이를 간과했다. 이미 입대 버티기로 비판을 받은 오지환과 박해민을 뽑는 선택을 했다. 비공정성을 재현하는 우를 범했고 여론이 들끓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기술위원회가 아닌 감독과 코치진이 대표 선수들을 뽑았다. 당장 이해관계를 가진 유지현 LG 코치와 진갑용 삼성 코치가 선발 위원회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지환과 박해민은 뽑혔다. 분명히 공평한 그림은 아니었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 역시 소속 구단 혹은 감독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오지환의 선발을 주저하다 막판에 결정한 선동렬 감독은 온몸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선 감독의 뒤에 숨어 함께 비판을 받아야 이들이 빠졌다. 오지환과 박해민이 뽑히자 환호작약한 구단들과 감독들이다. 선발 과정에서 나타나거나 에상되는 문제점을 거르는 시스템도 작동되지 않았다. 대표팀 선발과 운영을 위탁받은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오지환 파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두가 불공정에 눈을 감았다는 점이다. 오로지 관행으로 포장된 구태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인기 스포츠라는 화려함에 취해 혁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세상은 확실히 변했다. 병역 특혜 폐지론까지 몰고온 오지환 사태는 KBO리그의 마지막 구태가 되어야 한다. 한국프로야구도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 한다. /OSEN 스포츠 1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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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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