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맨' 마이너 유망주, 9개 포지션 전부 소화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4 18: 37

세계 최고의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나타났다? 블레이크 버틀러(24)에게 9월 4일(이하 한국시간)은 특별한 하루로 기억될 전망이다.
데이토나 토투가스(신시내티 산하 상위 싱글A)에서 뛰고 있는 외야수 버틀러는 4일 플로리다 파이어 프로그스와 홈경기에 선발출장했다. 이날 버틀러는 1루수와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 내야는 물론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등 외야 전 지역을 소화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포수와 투수도 맡았다. 야구에 존재하는 9개 포지션 모두에서 뛴 것이다.
2015 신인드래프트 15라운드에서 신시내티 지명을 받은 버틀러는 올 시즌 외야수로 등록돼있다. 그러나 이는 로스터 등록상의 문제일뿐, 평소에도 다재다능함을 뽐내왔다. 버틀러는 올 시즌 92경기에 출장했는데 그 중 등록 포지션인 외야수로 나선 건 35경기에 불과하다. 좌익수로 범위를 좁히면 24경기로 더 줄어든다. 올 시즌만 해도 1루수와 3루수로 각각 18경기, 유격수로 10경기, 2루수로 8경기에 나섰다. 중견수와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투수 포함)으로 출장 중이었다.

그런 버틀러에게 4일은 도전의 날이었다. 1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버틀러는 1이닝씩 내야를 순회했다. 2회에는 2루, 3회에는 유격수, 4회에는 3루수를 맡았다. 이번에는 외야 차례. 버틀러는 5회부터 7회까지 외야 왼쪽 코너부터 한 이닝씩 수비했다. 8회 포수 마스크를 쓴 버틀러는 9회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1이닝 무실점 깔끔투로 팀의 3-0 승리를 지켜냈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쳤다.
버틀러는 경기 후 마이너리그 공식홈페이지 'MILB.com'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포수로 나설 때는 완전히 긴장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버틀러는 "모든 포지션에 나서기 위해 불펜에서 포수 마스크를 써봤지만, 실전은 전혀 달랐다"라고 밝혔다. 버틀러는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월드시리즈 우승한 것도 아닌데 경기 종료 후 모두가 마운드에 올라와줬다"라고 털어놨다.
한편, 전 포지션을 소화한 위업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4번에 그쳤다. 가장 최근은 스콧 셀던(현 오릭스)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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