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G' 오재원, 아버지 마운드에 오른 특별한 하루

'1000G' 오재원, 아버지 마운드에 오른...
2007년 입단해 어느덧 통산 1000경기 돌파


2007년 입단해 어느덧 통산 1000경기 돌파

아버지 시구와 함께 뜻 깊은 시간도 가져

[OSEN=조인식 기자] 오랜만에 취재진을 모아놓고 인터뷰 시간을 가진 오재원(31, 두산 베어스)은 “(취재진이) 뭔가 스토리를 원하는 것 같다”고 쑥스러워하며 별로 할 얘기가 없는 것 같은 눈치였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스토리가 됐다. 결코 평범한 1000경기는 아니었다.

지난 23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두산의 홈경기 기념 시구는 오재원의 아버지인 오병현 씨가 했다. 오재원은 특별히 시포를 했다. 1000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많았지만 모든 1000경기 출장 선수가 아버지를 시구자로 마운드에 세우지는 못한다. 그런 점에서 오재원은 뿌듯할 만도 했다.

2003 신인 2차지명에서 두산의 9라운드(전체 72순위) 지명을 받고 거의 막차를 탄 오재원은 2007년 입단해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지명 순위가 낮고 대졸이었던 탓에 처음부터 화려하게 데뷔하지는 못했다. 익숙한 자리도 아닌 곳에 대수비로 출전했던 데뷔전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그의 데뷔전은 신인이던 2007년 6월 13일 잠실 롯데전이었다. “어느 코치님께서 외야수도 가능하겠냐고 물어보셔서 당연히 된다고 했다”는 그는 “잊을 수가 없다. 선수가 없어서 좌익수로 나갔는데, 그때 땀을 비 오듯 흘렸다. 다행히 타구는 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해 출전한 49경기가 1000경기의 출발점이었고,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통산 126번째로 1000경기 출장자가 됐다.

하지만 본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아직 많은 날이 남았다는 생각일 것이다. 오재원은 “축하를 많이 받기는 했는데 벌써 10년이 됐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만 큰 감회는 없다. 2000경기를 뛴 선배들도 있는데 (1000경기로) 주목을 받아서 부담스러운 것도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하지만 일종의 반환점인 1000경기 출장을 기념하는 시상식과 함께 아버지를 시구자로 초청할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었다. 구단의 제안을 오재원은 흔쾌히 수락했고, “티는 안 내셨지만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는 말로 아버지의 반응까지 전했다.

어린 시절에는 같이 캐치볼도 했다고 했지만, 지금은 야구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몇 시간씩 야구를 하고 집에 들어가기 때문에 내가 야구 얘기를 안 하는 편이다”라는 것이 오재원의 설명이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부자관계다.

그리고 시구. 아버지 오 씨가 던진 공이 정확히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오재원은 바닥에 한 번 튄 공을 정확하게 잡고 마운드로 다가가 포옹을 나눴다. 중계화면에 비친 오 씨는 웃는 표정이었다. 아버지와 마주보느라 중계로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평소 많은 대화를 하지 않는다던 오재원에게도 데뷔전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더 생겼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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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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