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영웅" 권혁, 예비군 훈련장 스타 된 사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1.04 05: 58

"와, 권혁이다!". 
지난 3일 대전 중구 예비군 훈련장. 오전 9시 집합한 예비군들이 내부 강당에 모두 모였다. 훈련을 이끄는 통제관이 인원을 체크한 뒤 갑자기 목청껏 소리 높였다. "우리 대전의 영웅, 권혁 선수가 훈련을 받으러 왔습니다!". 갑작스런 이야기에 순간 모든 예비군들의 시선이 강당 뒤쪽으로 향했다. 
군복을 입은 권혁은 예기치 못한 통제관의 소개에 쑥스러워했고, 생각 못한 곳에서 야구스타를 본 예비군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화를 대표하는 투수로 한 시즌 내내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권혁이 예비군 훈련장에서 다시금 인기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권혁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바 있다. 2009년 시즌을 마치고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로 모처럼 이날 군복을 다시 꺼내 입었다. 지난해 FA가 돼 한화로 이적한 뒤 주소지도 대전으로 옮긴 그는 예비군 훈련도 당당히 대전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 
권혁은 "예비군 3년차인데 이렇게 훈련받으러 온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매년 이맘때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훈련을 미뤄야만 했다"며 "올해는 국내에 남게 돼 대전에서 밀린 예비군 훈련을 계속 받게 됐다. 군복도 오랜만에 입었는데 예비군 훈련도 처음이라 어색하다"면서 웃어보였다. 
첫 예비군 훈련이었지만 권혁은 열외 없이 성실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점심 후 휴식시간에는 한화팬 대전 예비군들의 격려 인사와 사진 및 사인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권혁은 한 사람도 거절하지 않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친절하게 사인을 해주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권혁은 프로선수로서의 팬서비스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날 권혁은 떡 벌어진 어깨에 훤칠한 외모로 모든 이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예비군들도 "야구선수가 아니라 연예인 같다. 유니폼 입은 모습만 보다 군복 입은 모습을 보니 정말 멋있다"며 연신 권혁에게 감탄사를 감추지 않았다. 같은 조의 예비군은 그의 방탄 헬멧까지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를 하며 첫 예비군 훈련으로 정신없던 권혁을 도왔다. 
권혁은 이달 동안 예비군 훈련 일정이 계속 잡혀있다. 예비군이 없는 날에도 쉬지 않고 대전 홈구장에서 회복훈련에 집중한다. 권혁은 "시즌 막판 많이 지쳤다. 올 겨울 열심히 몸을 잘 만들어 내년 시즌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의 스타로 자리 잡은 권혁이 바쁜 11월을 보내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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