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강정호, 영상통화로 다져진 우정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9.24 05: 54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28)와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은 각별한 사이다. 학창시절이나 프로생활 모두 크게 접점이 없었던 선수지만, WBC 대표팀에서 만난 걸 인연으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오죽했으면 강정호가 신정때 일출을 보기위해 부산을 찾아갔고, 손아섭을 따로 만났을까.
어쨌든 둘의 우정은 강정호가 지구 반대편으로 건너가서도 계속되고 있다. 강정호는 수비 도중 '살인 태클'에 걸려 큰 부상을 입고 수술 뒤 지금은 회복 중이다. 강정호와 친한 후배 손아섭은 선배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23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손아섭은 "다치고 나서 정호형이랑 통화를 했는데 긍정적인 마인드더라. 워낙 내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해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는 표정이 밝았다"면서 "물론 속이야 안 좋겠지만, 후배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그런지 몰라도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는 게 무거운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손아섭은 '목소리'가 밝았다고 한 게 아니라 '표정'이 밝았다고 했다. 이 말은 곧 영상통화도 한다는 의미다. 손아섭은 "나랑 정호형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매번 영상통화로 전화를 한다. 정호 형은 내 얼굴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고 공개했다.
강정호가 손아섭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아섭 본인 생각으로는 "정호형이 날 참 좋아한다. 아무래도 내가 정호형을 웃기기 위해서 희생을 많이 한다. 그래서 날 좋아하나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손아섭은 이날 미국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기사가 나온 것에 대해 "지금은 5강 싸움중이라 내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하지 않다. 가을야구를 2년 동안 하지 못한 설움이 너무 크다. 모든 게 끝나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아섭은 "난 3~4년 전부터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과 붙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못해도, 손아섭의 가슴 속에는 기회가 된다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픈 마음이 있다.
그랬던 손아섭이었기에 강정호의 올해 성공은 큰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정호 형은 내게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한국에서 열심히 하라'고 하더라. 날 많이 자극해주는 선수인데, 그게 큰 꿈을 꾸게 만드는 계기다. 날 좋아해서 애정표현 한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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