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야구판 전쟁에서 이겼는데…초상집과 다름없었다.”메이저리그 올스타 2회 경력을 자랑하는 좌완 투수 출신 호세 로사도(49)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푸에르토리코 불펜코치로 참가했다. 지난 2013년, 2017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으로 푸에르토리코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WBC를 경험했다.
WBC를 마치고 지난 21일 오후 한국에 들어온 뒤 23일부터 한화에 복귀한 로사도 코치는 “WBC는 정말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어떻게 묘사하는 게 쉽지 않다. 야구 수준을 막론하고 이렇게 긴장감 있는 분위기에서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정말 특별한 것이다”고 WBC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 현장에 로사도 코치도 있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라이벌 관계처럼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공화국이 붙는 것은 (중남미) 야구판 전쟁이다.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국가 중 하나인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긴 기쁨에 축하를 하다 그런 일이 벌어졌다. 경기는 이겼는데 선수단 분위기는 초상집과 다름없었다. 그 누구도 승리를 즐기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친동생 알렉시스 디아즈를 비롯해 눈물을 훔친 선수들도 있었다. 디아즈는 이튿날 무릎 수술을 받고 8개월 재활에 들어갔다.
승리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푸에르토리코는 8강전에서 멕시코에 4-5로 역전패하며 WBC를 마쳤다. 7회 볼넷으로 쌓은 주자들이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로사도 코치는 “이런 수준 높은 대회에서 아깝게 지면 가슴이 쓰리다. 볼넷으로 나간 주자들이 실점으로 이어져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며 “멕시코 선수들이 잘해서 올라간 것이고, 우리 푸에르토리코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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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 태생인 로사도 코치는 “부모님께서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이다. 미국령이라 푸에르토리코 사람들도 전부 미국 시민권이 있고, 나도 미국 국적을 택할 수 있지만 마음속 깊이 푸에르토리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푸에르토리코 야구 협회에도 또 불러준다면 언제든 WBC에 참여할 것이다”고 애국심을 드러냈다.
일본의 7전 전승 우승, 체코·영국 등 야구 불모지 유럽 국가들의 참가 등으로 여러 화제를 뿌린 이번 WBC는 야구의 세계화를 이끄는 대회로 위상이 격상됐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몸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야구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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