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강제 퇴출' 일본에 간 괴짜 투수 바우어, "WBC 우승에 감명받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25 05: 30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퇴출된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32)가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에서 입단식을 갖고 새출발을 알렸다. 
바우어는 지난 24일 일본 요코하마 시내에서 DeNA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바우어는 지난 14일 요코하마 DeNA와 1년 4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이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등번호 9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일본 팬들에게 첫인사했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바우어는 “여기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 기분이 정말 좋다. 어제 잠도 잘 잤고, 이 자리에 와 기쁜 마음으로 가득하다”며 “마음속으로 일본에서 뛰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에 있었다. 2009년 미국 대학 대표로 일본에 왔고, 그때 추억을 잊을 수 없다. 일본의 야구에 대한 애정을 많이 느꼈고, 언젠가 이곳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레버 바우어.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홈페이지

지난 2019년 요코하마 2군 구장을 방문해 좌완 에이스 이나마가 쇼타와도 만나 친분을 쌓았던 바우어는 “그때 베이스타스가 구단 시설을 보여주면서 마치 집에 온 것처럼 나를 환영해줬다. 그것이 베이스타스에서 뛰고 싶은 계기가 됐다”고 떠올렸다.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7전 전승 우승도 바우어에게는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그는 “매우 흥미로운 대회였다. 선수들이각 나라를 대표해 뛰는 국제대회에는 정말 재미있다. 일본이 우승해서 더 좋았다”며 “우승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일본이 잘했다. 5번의 WBC 대회 중 3번을 우승했다. 일본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 나라를 걸고 싸우는 모습에서 굉장히 감명받았다”고 치켜세웠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바우어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우승이다. 개인적으로는 탈삼진 200개 이상, 평균 구속 96마일(154.5km)을 내는 것도 있지만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승이 제일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진] LA 다저스 시절 트레버 바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20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바우어는 선수 생활 내내 자신만의 개성이 강해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킨 ‘괴짜 투수’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 때부터 일본 야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고, 사이영상 수상 후에도 “언젠가 일본에서 뛰는 것에 관심이 있다. 일본 야구와 문화를 매우 존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 팀들의 제안도 고려한다”고 말했는데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나 진짜로 일본에 오게 됐다. 
불과 3년 전 사이영상 투수였던 바우어는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6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해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꼬였다. 행정 휴직 처분을 받은 뒤 지난해 4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32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했다. 항소를 거쳐 지난해 12월 194경기로 징계가 완화됐고, 올해 50경기가 지난 시점부터 복귀가 가능했지만 다저스는 논란 후에도 반성하지 않는 바우어의 모습에 실망하며 방출했다. FA로 풀렸지만 메이저리그 어느 팀도 바우어를 찾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제 퇴출됐지만 그토록 좋아하던 일본에서 새 기회를 잡았다. 1년 반 실전 공백이 있는 바우어는 “거의 쉬지 않고 홀로 훈련해왔다. 이전보다 힘이 넘치고, 구속도 빨라졌다. 스플릿 체인지업을 새로 개발했고, 제구도 좋아졌다. 일본 공인구도 몇 달 전부터 써와서 적응에 문제없다”며 4월 중순 데뷔를 자신했다. 또한 등번호 96번을 고른 이유에 대해선 “평균 구속 96마일을 찍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17번(애리조나), 47번(클리블랜드), 27번(신시내티·다저스)을 사용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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