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야구’ 오타니, ML 동료 도장깨기→우승 피날레…‘끝판왕’ 트라웃 삼진이 우승 세리머니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3.22 20: 25

 한 편의 영화로도 이 보다 완벽할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 같은 시작과 결말이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위한 ‘야구 만화’였다.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이자, 일본 대표팀의 상징인 오타니는 첫 경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이끌었고, 결승전에서는 마지막 9회 한 점 차 리드를 지키는 세이브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오타니.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한 오타니는 지난해는 아메리칸리그 홈런 신기록(62개)을 세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밀려 MVP 투표 2위에 올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BC 무대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오타니는 일찌감치 WBC 출전 의사를 밝혔고,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시절 스승이었던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일본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인연도 있었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하는 세계 최고의 야구 대회 WBC에서 우승을 향한 열망이 가장 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로는 1경기 등판하고 일본 대표팀에 합류했고, WBC에서도 ‘투타 겸업’으로 출장했다.
1라운드 B조 조별리그에서 첫 경기 중국전에 선발투수 겸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투수로 4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와 타자로 4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일본은 1라운드 4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고, 오타니는 이탈리아와 8강전에 다시 투타 겸업으로 출장했다. 에인절스 팀 동료인 데이비드 플레처가 이탈리아 대표팀의 3루수로 맞대결을 펼쳤다. 오타니는 플레처 상대로 2타수 1안타로 막았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4⅔이닝 4피안타 1볼넷 2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4-0으로 앞선 5회 안타와 사구 2개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도미닉 플레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오타니는 타자로는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멕시코와 4강전. 또 에인절스 동료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 지난해 오타니와 함께 에인절스 선발 로테이션으로 활약한 좌완 투수 패트릭 산도발이 일본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산도발은 4⅓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압도했다. 오타니도 산도발과 2차례 승부에서 삼진과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4-5로 뒤진 채 9회말 일본의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멕시코 마무리 지오반니 가예고스의 초구를 때려 우중간 2루타로 추격 흐름을 만들었다. 
헬멧이 벗겨진 채 2루 베이스를 밟고 일본 덕아웃을 향해 두 손을 치켜들고 포효하며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오타니의 2루타 이후 요시다의 볼넷, 1할대 타율로 부진하던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가 터져 일본은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오타니는 결정적인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 오타니는 경기 중간부터 바빴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오타니는 5회 이후에는 불펜으로 가서 구원 투수로 등판하기 위해 몸을 풀다가, 자신이 타석 차례가 다가오면 덕아웃을 오가기를 반복했다. 
일본은 8회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가 솔로 홈런 한 방을 맞으며 3-2로 추격 당했다. 한 점 앞선 9회, 오타니는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오타니는 선두타자 제프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무키 베츠를 2루수 땅볼 병살타로 2아웃을 잡았다.
마지막 타자는 마이크 트라웃. 에인절스에서 함께 뛰는 동료다. 야구 천재인 트라웃과의 투타 대결은 모든 야구팬들이 기대했던 장면이었다. 1점차, 우승을 결정짓은 9회 2아웃에서 맞대결. 오타니는 볼-헛스윙-볼-헛스윙-볼-헛스윙으로 트라웃을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일본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타니의 WBC 최종 성적은 투수로는 3경기(9⅔이닝) 등판해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 탈삼진 11개를 기록했다. 다승 공동 1위, 이닝 1위, 탈삼진 3위였다. 타자로는 7경기에 모두 지명타자로 출장해 타율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OPS 1.345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우승 트로피와 함게 MVP를 수상했다. WBC 조직위가 발표한 포지션별 올스타에서 오타니는 투수와 지명타자 2개 포지션에서 동시에 선정됐다. WBC는 오타니를 위한 무대였다.
/orange@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