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의 발생지는 독일 분데스리가(GB)였다. 2021-2022시즌 GB 득점 판도를 뜨겁게 달궜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바르셀로나)와 엘링 홀란(22·맨체스터 시티)이 활동 영역을 옮겨 SLL과 EPL을 휘몰아치고 있다. 지난 시즌 GB 득점 레이스 1, 3위에 올랐던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35골)와 홀란(보루시아 도르트문트·22골)은 각각 SLL과 EPL 마당을 휩쓸며 걸출한 골잡이임을 뽐낸다. 둘 모두 SLL(6골)과 EPL(10골) 득점 레이스를 가장 앞에서 이끌며 존재감을 내뿜고 있음은 물론이다.
2021-2030년 첫 100골 고지 등정을 비롯해 각종 기록 양산
레반도프스키의 골 폭발력은 좀처럼 수그러질 줄 모른다. 아니, 더욱 강렬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1주일 동안 분 두 번의 강풍에서 확연히 엿볼 수 있는 현상이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SLL에서 각각 한 번씩 세워진 뜻깊은 기록은 레반도프스키의 존재감을 한결 빛나게 했다.첫 번째 바람은 UCL 2022-2023시즌 1라운드 빅토리아 플젠(체코)전(9월 7일·캄 노우)에서 불었다. 레반도프스키가 결승골을 비롯해 해트트릭을 터뜨려 팀의 대승(5-1)을 이끌며 세운 기록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속에 선명하게 아로새겨졌다. UCL(유러피언컵 포함) 사상 처음 나온 서로 다른 세 팀에서 빚어진 해트트릭이었다. GB에서 활약하던 시절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1회)와 바이에른 뮌헨(4회)에서도 해트트릭의 기염을 토했던 레반도프스키였다.
두 번째 바람은 사흘 뒤에 불어왔다. SLL 5라운드 카디스전(9월 10일·누에보 미란디야)에서, 후반 20분 아주 의미 깊은 추가골을 뽑아냈다. 레반도프스키가 왜 당대를 대표하는 골 사냥꾼인지를 읽을 수 있는 한 골이었다.
10년을 하나의 단위로 엮었을 때, 이 골은 한 선수가 2021~2030년에 처음 오른 100득점 고지였다. 레반도프스키는 2021년 69골, 올해 31골을 각각 잡아냈다. 이 기록을 세우는 데엔, 1년 253일이 걸렸다. 시즌 오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6.18일당 한 골씩을 넣은 셈이다(표 참조).
금세기 들어 레반도프스키보다 빠른 기간에 100골 고지 등정 기록부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메시뿐이다.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던 시절에, 메시는 2011-2020년 첫 100골 고지에 오르는 희열을 만끽했다. 2012년 5월 2일 SLL 말라가전에서 기록했다. 1년 123일이 소요됐다. 4.88일꼴로 한 골씩의 무척 빠른 골 사냥 속도로, 레반도프스키의 페이스를 훌쩍 뛰어넘는다.
레반도프스키는 여전히 대단한 노익장의 기세를 떨치고 있다. 무르익은 그의 골 솜씨는 아직 그 끝을 종잡기 어렵다. 그 수확량이 어느 정도일지 좀처럼 예측하기 힘들게 하는 레반도프스키의 농익을 대로 농익은 골 감각이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